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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플로리다 고교서 퇴학생이 총기난사…17명 사망

입력
2018.02.1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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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용의자 붙잡아…1시간 넘게 교실 안팎 오가며 총질

학생들 교실에 바리케이드 치고 옷장에 숨어

미 플로리다주 파클랜드의 고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의료진이 부상을 입은 학생을 돌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 플로리다주 파클랜드의 고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의료진이 부상을 입은 학생을 돌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14일(현지시간) 오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7명이 사망했다고 브로워드 카운티 셰리프국이 밝혔다.

이 학교 출신으로 알려진 범인은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북쪽 72㎞ 지점의 파크랜드에 있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반자동 소총인 AR-15를 마구 쏘았다고 CNN은 전했다.

스콧 이스라엘 브로워드 카운티 셰리프 국장은 사망자 17명 가운데 12명은 학교 안, 2명은 학교 밖에서 또 다른 1명은 인근 거리에서 발견됐으며 2명은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고 전했다.

브로워드 카운티 현지 병원 관계자들은 현재 총격 사건에서 부상한 16명이 일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브로워드 헬스 노스 병원 관계자는 부상자 8명과 용의자가 이 병원으로 옮겨져 이 중 2명이 숨지고 3명은 중태, 3명은 안정 상태라고 전하고 용의자는 치료후 경찰에 넘겨졌다고 밝혔다. 또 현재 3명이 수술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8명 모두 총격을 받았다고 전했으나 부상자들의 연령이나 부상 정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부상자 8명은 딴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 반자동 소총·다량 탄환 갖고 마구잡이 총질

총격은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1층 교실 근처에서 수업이 종료되기 직전인 오후 2시 30분께 시작됐다.

경찰은 예전에 이 학교에 다녔던 니콜라스 크루스(19)라는 총격 용의자를 붙잡아 압송했다. 크루스는 총기를 난사한 뒤 학교를 빠져나갔다가 학교와 가까운 코랄 스프링스에서 붙잡혔으며, 검거 과정에서 충돌은 없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범인은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병원복을 입은 범인이 끌려 나와 경찰차에 타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혔다.

크루스는 앞서 교칙위반으로 퇴학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퇴학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크루스가 적어도 한 정의 AR-15 반자동소총과 다수의 탄창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크루스의 단독 범행으로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 국장은 "탄환이 셀 수 없이 많았다"고 말했다.

◇ 복도 오가며 총격…범행동기는 안 밝혀져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인근 교회에서 25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난사 사건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명 피해가 나온 참극이다.

올해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사건인 데다 학교에서 다수 학생이 희생되면서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브로워드 카운티 교육 당국은 "많은 수의 사망자가 나왔다. 매우 끔찍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교육 당국은 앞서 트위터를 통해 "학생들의 하교 직전에 총성이 울렸다"고 전했다.

한 학생은 "소방 사이렌이 울려 처음에는 소방훈련인 줄 알았다"고 전했다. 이 학교에서는 이날 아침 소방 훈련을 실시했다.

CBS 방송은 범인이 소방 사이렌을 울린 뒤 총격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인이 사이렌을 울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아 파니스(17)라는 학생은 AP통신에 "오후 2시 30분쯤에 소방 사이렌이 울렸다. 모두 천천히 움직였는데 몇몇 선생님들이 복도로 뛰쳐나오면서 총격인 줄 알고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울타리를 넘어 도망쳤다"고 전했다.

1학년생 제이슨 스나이트는 NBC 방송에 "야외와 가장 가까운 교실 쪽 1층에서 총격이 시작됐다. 처음에 6발, 7발 정도 총성을 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교실 안에 들어가 문을 잠근 뒤 바리케이드를 친 채로 버텼다. 이 학교 교사 멜리사 펄코스키는 "학생들을 데리고 옷장에 들어가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한 목격자는 "총격범이 복도를 오가며 총질을 했다"고 전했다.

경찰 특수기동대(SWAT) 요원들이 현장에 출동해 학교 접근을 차단하고 학생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으며 총상을 입은 피해자들을 응급처치한 뒤 후송했다.

혼비백산한 학생들이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리고 한 줄로 대피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사건이 난 학교는 중앙에 운동장이, 그 주변으로 교실이 둘러싸고 있고 출입구 왼쪽에 카페테리아, 오른쪽에 강당, 뒤편에 체육관이 있는 구조다. 범인은 교실이 연결된 복도와 야외를 오가며 총격을 가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브로워드 카운티 경찰은 총격범을 오후 4시께 붙잡았다고 밝혔다.

총격범은 최소 1시간 이상 교실 안과 밖을 오가며 마구잡이로 총격을 가했다.

◇ 범인 평소에 총기에 관심 가져…집에 총 있다고 자랑도

용의자의 범행동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동기를 찾기 위해 크루스의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활동을 확인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장은 "충격적인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장은 "용의자는 학교에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면서 "그가 왜 학교를 그만뒀는지, 언제 그만뒀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크루스가 가까운 JP타라벨라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고 전했다.

범인은 평소 총기에 관심이 많고 학교에 총기 관련 서적을 갖고 온 적도 있다고 급우들은 전했다. 크루스가 집에 총을 갖고 있다고 자랑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스라엘 국장은 "브로워드 카운티의 비극이다. 도저히 할 말이 없다"고 탄식했다. 다른 경찰관들은 "밸런타인데이의 참사"라고 말했다.

용의자를 가르쳤다는 수학 교사 짐 가드는 현지 언론에 "그 학생이 지난해에도 아이들을 위협한 적이 있고 학교 측이 백팩을 가져오지 못하게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브로워드 카운티 교육 당국은 관내 고등학교에는 경찰 차량 2대가 상주하게 돼 있다면서 범인이 꽤 오랫동안 마구잡이 총격을 가할 수 있었던 상황에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사회에서는 학교 총격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3일 켄터키 주 서부 마셜 카운티 고등학교에서 15세 소년이 권총을 난사해 또래 학생 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1월 하순까지 11건의 크고 작은 총격 사건이 미국 내 학교에서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내 기도와 위로가 끔찍한 플로리다 총격 사건 희생자 가족에게 전해지길 빈다. 미국의 학교에서는 아이들과 교사, 그리고 누구든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린지 월터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백악관은 현재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 지사는 사건 발생 직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에 위치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대피하고 있는 학생들. AP=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에 위치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대피하고 있는 학생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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