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첫 최고위원회의서
박주선ㆍ유승민 “한미동맹 강화”
한국당 “어정쩡… 이중적” 맹공
보수 지지층 겹쳐 표 뺏길라…
지방선거 앞두고 전략 부심
자유한국당이 바른미래당을 향한 견제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안보문제로 보수층을 파고 들기 시작한 바른미래당의 초반 기세를 꺾지 못할 경우, 당장 6월 지방선거부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한국당 저변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주선ㆍ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14일 창당 후 처음으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보 문제와 관련해 한목소리를 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저는 대북특사를 보내기 전에 대미특사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해 오던 사람”이라고 운을 뗀 뒤, “문재인 정부는 평양하고만 얘기할 게 아니라 미국과 대화를 해야 한다. 한미연합군사훈련도 어떠한 중단이나 연기, 축소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도 “문재인 정부는 비핵화를 위한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서두르지 말고, 국제적ㆍ국내적 여건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빈틈없는 한미동맹 공조가 필요하고 미국을 설득하는 진지한 외교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합당 전 제기됐던 이념 정체성 논란을 의식한 듯 두 대표가 첫 회의부터 ‘안보 보수’ 방향성에 공조한 것이다.
실제 바른미래당의 지지기반은 이념상 중도보수 성향에 몰려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12, 13일 전국의 성인남녀 1,0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3.1%p)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에 대한 이념성향별 지지율에서 보수층이 18.2%로 가장 많았고, 중도층(12.2%)과 진보층(5.6%) 순으로 나타났다.
바른미래당이 보수층 지지를 확대하면 이탈한 보수층 지지 회복이 선결과제인 한국당 입장에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바른미래당을 향해 “어정쩡한 모습으로 이도 저도 아닌, 여도 비판하고 야도 비판하는 이중적인 모호한 모습 그 자체”라며 “정강정책에서 진보도 보수도 빼고, 햇볕과 북한인권도 빼고는 듣기 좋은 말로 ‘지역과 세대 계층을 뛰어 넘는 합리적 미래개혁’을 하겠다는데 무슨 소리인지도,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날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인 최순실씨 1심 판결에 대해 한국당이 “법원의 추상같은 판결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그동안 덧씌워진 ‘국정농단 세력’ 이미지에서 탈피해 합리적 보수층을 다시 결집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세대와 지역 기반이 확실치 않은 바른미래당은 곧 그 한계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바른미래당이 중도보수층 공략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와 차별화하는 우리 당만의 색깔을 부각시키는 수준의 노력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와의 선명성 경쟁에 집중해야 하는 한국당 입장에서 바른미래당까지 전선을 넓히기보다, 의도적 무시전략으로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존재한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상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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