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타미미, 시위 중 군인 폭행
관련 영상 국제사회 관심 끌어
‘팔레스타인의 잔 다르크’로 불리는 푸른 눈의 금발소녀가 언론 접근이 차단된 가운데 이스라엘 군사법정에 섰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헤드 타미미(17)는 전날 오전(현지시간) 재판이 시작된 이스라엘군 법정에 출석했다. 지난달 이스라엘에 붙잡힌 상태에서 17세가 된 타미미는 죄수복 차림으로 손과 발이 묶인 채 법정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는 언론 취재를 금지했으며, 첫날인 만큼 심리를 간단히 끝내고 다음달까지 휴정했다.
타미미는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데 항의해 시위하던 중 이스라엘 군인을 때리고 발로 찬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관련 동영상이 국제적 주목을 끌었고 타미미는 사흘 후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다. 그러다 결국 지난 1월 1일 군인 폭행과 공무집행 방해, 선동 등의 혐의로 군사법원에 구속기소 됐다.
지지자들은 15세 사촌 동생이 돌을 던지며 시위하다가 이스라엘군 고무탄에 머리를 심하게 다친 것을 알고 타미미가 맞섰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일종의 정당방위라는 것이다.
법정에 나온 타미미의 아버지 바셈은 “군사법정에서 재판이 이뤄지는 만큼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타미미는 수년간 감옥에서 지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빈번한 나비 살레 지역 출신인 타미미는 2012년 이스라엘군 앞에서 주먹을 치켜든 사진으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사진으로 터키 대통령의 초청을 받았다.
이스라엘 측은 국제사회 관심이 높아지자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타미미 가정이 진짜 팔레스타인인지를 조사하도록 요청했다. 이스라엘 정치인들도 "어린 소녀가 아니고 테러범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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