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결선에서 연기하고 있는 클로이 김/사진=연합뉴스
“아버지는 많은 걸 희생하셨어요.”
"부모님의 나라에서 첫 올림픽을 치르는 건 특별한 운명 같다"던 클로이 김(18ㆍ미국ㆍ한국명 김선)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가족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클로이 김은 13일 강원도 평창의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3차 시기 98.25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1차 시기에서 이미 93.75점을 얻어 금메달을 확정한 클로이 김은 2차 시기의 실수를 딛고 3차 시기에서 전매특허인 1,080도 연속 회전을 성공했다. 류자위(중국)는 89.75점으로 첫 올림픽 메달을 은빛 색깔로 장식했고 동메달은 미국의 아리엘 골드(85.75점)에게 돌아갔다.
한국인 부모를 둔 한국계 미국인인 클로이 김은 시상식에서 흘린 눈물에 대해 "행복해서 나온 눈물"이라며 “아버지는 딸이 스노보드에 열정을 가졌다는 이유로 일도 그만두고 따라다녔다"면서 "오늘은 가족을 위한 경기였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할머니가 계시는 몰랐는데 2차 시기에 알게 됐다. 그때부터 할머니가 즐길 수 있도록 연기하고 싶었다. 이제 할머니와 쇼핑 갈 일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아버지 김종진씨는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딸에게 이무기가 용이 되는 날이라고 격려했는데 클로이가 금 여의주를 물었다"며 "이렇게 되기를 꿈꿔왔는데 꿈이 이뤄졌다"이라고 감격했다.
2000년 4월 23일생인 클로이 김은 만 18세 이전 올림픽 정상에 올라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켈리 클라크(미국)가 세운 18세 6개월을 깨고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최연소 우승자로 우뚝 섰다. 앞서 그는 15살인 2015년 동계 엑스게임 사상 최연소 우승, 여자 선수 최초 100점 만점 등 각종 기록을 양산했다.
클로이 김은 4살 때 처음 스노보드를 탔고 6세 때 전미 스노보드연합회가 주최한 내셔널챔피언십 3위에 오르며 유명세를 탔다. 2015년부터는 타임지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명’ 명단에 3년 연속으로 올랐다.
어린 만큼 겁도 없고 약간 엉뚱하기도 하다. 클로이 김은 3차 시기 전에 금메달을 확정 짓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아침에 샌드위치 다 안 먹은 게 후회된다. 괜히 고집 부렸다. 이제야 배가 고파서 화가 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평창=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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