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장./사진=박종민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올림픽 정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한다.”
유승민(36)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장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12일 오후 강릉시청에서는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 사진전이 열렸다. 행사가 끝나고 따로 만난 유승민 선수촌장은 “지난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에서 남북 단일팀이 결성된 적이 있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보지는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경기를 봤는데 정말 감동스러웠다”고 운을 뗐다.
세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앞서 10일 스위스와 대회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8로 완패했다. 유 선수촌장은 “승패가 중요하지는 않았다. 남북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며 “관중과 관계자들 모두 경기가 끝나고도 자리를 뜨지 못했다. 스위스전이 다가 아니니 남은 경기들에서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승민은 선수 시절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선수촌장으로서 나서는 첫 올림픽은 감회가 새로울 법도 했다. 그는 “사실 굉장히 뿌듯하고 감동적이다. 어렸을 때 1988 서울 올림픽을 보며 꿈을 키워왔다. 우리나라 평창에서 개최된 올림픽의 선수촌장을 맡아 선수들과 접촉하고 교류한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유일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기도 하다. 유 선수촌장은 “IOC 선수위원으로서도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그들이 평창에 대해 좋은 기억을 남기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바랐다.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다. ‘선수촌장으로서 어떤 역할에 집중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회가 개막한 지 벌써 3일이 지났다. 선수들이 한창 경기에 나서고 있다”며 “최고의 컨디션을 낼 수 있도록 선수촌 내 분위기를 편안하게 하는 한편, 친절하게 선수들을 대하려 하고 있다. 선수촌 내 다양한 편의 시설들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고 답했다.
평창선수촌은 15층 건물 8개동에 들어선 600세대(3,894명 수용)로 이뤄졌다. 선수촌을 총괄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유 선수촌장은 “잘 먹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게 선수 입장에서는 중요한 문제다. 선수들의 그런 필요들을 최대한 맞춰주기 위해 나를 비롯한 선수촌 스태프들이 수고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사실 영광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아직까지 큰 애로사항은 없다”면서 “그래도 대회가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 선수들이 안전하고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 선수촌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였다. 밝은 미소로 주변 사람들을 대했으며 대화 중 시선 분배도 잘했다. 말은 청산유수이면서도 핵심이 들어가 있었다. 두 손을 자주 앞으로 모으기도 하는 등 겸손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유 선수촌장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스포츠 행정가로서 자리를 잡았다. 스포츠 행정가로서의 향후 행보와 목표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현재’에 충실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유 선수촌장은 “평창올림픽에 모든 걸 집중하며 활동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잘 끝났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대회가 끝나고 돌아갈 때 ‘평창, 정말 고맙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게 지금 내 최우선 목표다”고 강조했다.
강릉=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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