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자영업자 대출 평균 3억여원... 금리 오르면 더 타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자영업자 대출 평균 3억여원... 금리 오르면 더 타격

입력
2018.02.13 12:05
24면
0 0

자영업자가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평균 3억여원이나 되고, 90일 이상 연체한 부실 차주(돈 빌린 사람) 비율도 비(非)자영업자보다 배 이상 큰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부실 차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자영업자가 서너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가뜩이나 취약한 자영업 계층이 금리 상승기를 맞아 대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정호성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가계부채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 차주가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금액은 지난해 6월 기준 평균 3억700만원으로, 근로소득자를 비롯한 비자영업 차주(6,130만원)의 5배에 달했다. 특히 자영업자의 대출(은행 기준)은 신용대출이 49.09%를 차지, 주택담보대출 비중(37.52%)이 가장 높은 비자영업자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90일 이상 연체한 비율도 자영업자가 4.36%로, 비자영업자(1.66%)의 2.6배였다.

보고서는 기준금리 상승이나 대출 여건 변화로 대출금리가 오를 때 빚을 제때 못 갚는 부실 차주로 전락할 확률이 얼마나 커지는지 분석했다. 금융기관 금리 책정 기준인 코픽스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는 자영업 차주의 부실화 확률이 0.0548%포인트, 비자영업 차주가 0.0448%포인트 각각 증가해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제2금융권 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이 있는 경우에는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부실 차주로 전락할 확률이 자영업자가 0.127%포인트, 비자영업자 0.035%포인트 늘어났다. 정부가 가계 주택담보대출 대출 억제에 나선 상황에서, 금리가 비싼 돈을 빌려야 하는 처지에 몰리는 경우 자영업자가 받는 타격이 3.6배나 큰 셈이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금리가 오를 땐 자영업자의 충격이 더 커서, 금리 1%포인트 상승 시 부실 확률이 1.010%포인트 상승했다. 비자영업자(0.242%포인트)의 4.2배다.

대출액이 늘어날 경우에도 자영업자는 비자영업자보다 부실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 차주의 대출잔액이 1% 증가하면 부실화 확률이 0.10%포인트 상승, 비자영업자(0.469%포인트)의 2.3배 수준이었다.

우리나라는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이 21.4%(2015년 기준)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더구나 영세업자가 난립해 음식ㆍ숙박ㆍ소매업 등 주요 자영업 시장은 포화 상태다. 정 위원은 “국내외 금리 상승으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 확률이 상승할 수 있는 만큼 가계대출의 건전성 유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