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출범 앞두고 상견례
유승민 “지방선거 직후 대표 사퇴”
거대 양당을 견제하겠다며 탄생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12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시원섭섭한 소회를 드러내면서도 통합신당인 바른미래당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바른미래당 출범을 하루 앞둔 이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추진위원회 국회의원 합동 연석회의를 열고 의원들 간 첫 상견례를 가졌다. 안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역사의 진전은 결국 변화를 추구하는 이들의 의지에 따라서 바뀌었다”고 통합에 의미를 부여하며 “오늘 만난 우리가 강한 의지를 되새기고 함께하는 뜻을 지키고 키워나갈 때 변화가 만들어지고 역사가 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유 대표는 “모진 풍파의 들판에서 시달린 곡식과 과일이 작지만 맛은 더 있다고 한다”면서 “신혼 때는 특히 사이가 좋아야 하니까 서로의 입장을 잘 배려하면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양당 의원들은 바른미래당 초대 대표로 국민의당 소속 박주선 의원과 유 대표를 공동 선임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대표는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이어서 맡기로 했다.
앞서 창당 직후 백의종군 뜻을 밝힌 안 대표와 달리 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했던 유 대표는 이날 “6ㆍ13 지방선거 결과와 상관 없이 선거 직후 공동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가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며 “독배를 마시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유 대표는 국민의당 소속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공동대표를 맡다가 지방선거를 마무리 짓고 물러날 전망이다. 안 대표는 “통합이 마무리되면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이날까지 양당에 소속된 의원은 총 30명이었다. 하지만 아직 신당 합류를 확정하지 않은 김성식 박선숙 이찬열 의원 등이 이날 연석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추후 의석이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른정당 소속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탈당 결심을 굳히고 시기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양당은 이날 바른미래당 강령에 담을 이념을 두고 의견 차이를 드러내면서 막판 진통을 겪기도 했다. 바른정당은 ‘합리적 중도’를 분명히 새겨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당은 중도 대신 ‘진보’를 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거듭된 논의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 부분은 아예 정강정책에서 빼고 시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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