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출전한 부부ㆍ연인 선수들… 컬링 믹스 더블 4강팀 절반이 커플
함께라서 더 강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평창동계올림픽에 동반 출전한 부부ㆍ연인 선수들의 이야기다.
장혜지(21)-이기정(23)이 깜짝 활약한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은 준결승에 오른 4팀 중 2팀이 실제 커플이다. 3위로 예선을 통과한 러시아 출신 선수(OAR) 아나스타샤 브리즈갈로바(26)-알렉산드르 크루셸니트키(26)는 작년 여름 부부의 연을 맺었고, 4위인 노르웨이 크리스틴 스카슬린(32)-망누스 네드레고텐(28)은 7년째 교제 중이다.
두 커플 모두 사랑하는 사람과 팀을 이루는 것이 경기장 안팎에서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과의 예선전에서 한번에 상대 스톤 세 개를 쳐내는 ‘트리플 테이크 아웃’을 두 번이나 성공시켰던 브리즈갈로바는 세계컬링연맹(WCF)에 “흔들릴 때마다 남편의 지지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를 치르며 서로를 더 알아갈 수 있다는 것도 부부팀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네드레고텐도 “우리는 취미와 열정을 공유하고 함께 꿈을 이루려 노력한다”며 “이게 바로 올림픽의 근본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로맨틱한 종목은 단연 피겨스케이팅이다. 페어와 아이스댄스 두 종목에서만 실제 커플 8쌍이 출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어와 아이스댄스는 공통적으로 남녀 스케이터의 호흡을 중요시한다. 특히 아이스댄스에선 파트너와 5초 이상 떨어지면 감점돼 연기 내내 꼭 붙어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사랑에 빠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는 말이 나온다.
대표적인 스케이터 커플은 미국 아이스댄스 대표 매디슨 초크(26)와 에반 베이츠(29)다. 둘은 2011년 파트너로 만나 2015, 2016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걸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도 함께 출전했지만 연인이 된 건 그 이후다. 베이츠는 NBC방송 인터뷰에서 “평창올림픽은 초크와 연애를 시작하고 함께 출전하는 첫 올림픽이라 더욱 각별하다”고 말했다.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는 쇼트트랙 스타 샤를 아믈랭(34ㆍ캐나다)이 연인 마리안 생젤레(28ㆍ캐나다)와 마지막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선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부터 캐나다 대표로 출전한 아믈랭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 남자 500m, 5,000m 계주, 2014년 소치올림픽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대표팀 에이스다. 여자친구의 기량도 만만치 않다. 생젤레는 이번 시즌 여자 500m 월드컵 랭킹 1위에 올라 있어 최민정(20)의 이 종목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 ‘장수커플’인 둘은 아믈랭의 은퇴무대가 될 이번 대회가 끝나면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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