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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일한 방사선사 백혈병 걸렸다면… 법원 “업무상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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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일한 방사선사 백혈병 걸렸다면… 법원 “업무상 재해”

입력
2018.02.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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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검진자가 폐암 검진을 위해 저선량 CT 검사를 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한 검진자가 폐암 검진을 위해 저선량 CT 검사를 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20년 동안 병원에서 방사선사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렸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 이승원 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 신청을 승인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1987년부터 2007년까지 20년 동안 한 병원에서 방사선사로 근무했으며, 필름 현상 업무도 함께 맡았다.

그는 2012년 8월 성인의 백혈병 가운데 11%를 차지하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이 판사는 “업무상 재해는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간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면서도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판사는 “근로자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 작업장에 발병 원인 물질이 있었는지 여부 등의 사정을 고려해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입증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사선 피폭 등이 적어도 백혈병을 발병하게 한 하나의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다”며 “그렇다면 백혈병 발생과 A씨의 업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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