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0일(현지시간) 내전 중인 시리아의 친정부ㆍ친이란 무장세력을 표적으로 삼아 대규모 공습을 진행했다. 전날 시리아 내 표적을 공격한 F-16 전투기가 시리아의 대공 방어망에 의해 추락한 사건에 대한 보복성 공격이다.
이스라엘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시리아 친정부 무장단체가 운용하는 이란산 무인기(UAVㆍ드론)가 이스라엘 골란고원에 침입하자 헬리콥터로 이를 요격했다. 직후 보복성 폭격을 위해 이스라엘 전투기 8대가 출동해 드론의 출발지점으로 추정되는 비행장을 공습했지만, 시리아의 대공 방어망에 전투기 1대가 추락했다. 시리아 정부측도 이를 확인했다. 시리아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전투기 추락은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라면서도 확전은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습의 책임을 이란에 돌리며 이란이 시리아 내에 군사 기지를 구축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은 평화를 원하지만 공격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시리아나 다른 지역에 이란의 군사력이 확장하는 것을 결연히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현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 외교부는 타스통신을 통해 “시리아와 다른 국가들의 주권과 영토 보전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긴장 자제를 주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양국의 군사협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의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미국은 이스라엘의 영토 주권 보호 행위를 지지한다”라고 밝힌 후 “이란의 계산된 위협과 야심이 예멘에서 레바논에 이르기까지 (중동) 지역 주민들의 삶을 위기에 빠트리고 있다”라며 이스라엘에 동조해 이란 책임론을 제기했다.
외신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세를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래 이스라엘의 최대 개입”이라고 지적했지만, 이스라엘은 이전에도 시리아 내 이란 세력을 견제한 바 있다. 2017년 3월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내부까지 침입하는 공습 작전을 통해 헤즈볼라로 향하는 무기 운송을 막았다고 주장했고, 시리아 정부군 측은 자국 군부대가 피해를 입었다며 반발했다. 이외에 이스라엘 전투기가 몇 차례 시리아 영공을 침입해 친이란 부대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남서부 지역에 분쟁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것도 반대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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