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51)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우승 후보로 꼽히는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에 완패했다.
대표팀은 10일 안양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세계적인 공격수 일리야 코발축, 파벨 댓숙을 앞세운 OAR과 평가전에서 1-8로 졌다. 대표팀 전원을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하키리그(KHL) 소속 선수들로 채운 OAR을 상대하기엔 21위 한국이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브락 라던스키(안양 한라)가 만회 골을 터트리는 등 비교적 선전했다. 김기성-김상욱 형제의 콤비 플레이도 돋보였고, 조민호(이상 안양 한라)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의 수비수 슬라바 보이노프를 제치고 어시스트를 찔러주는 장면도 나왔다.
대표팀은 카자흐스탄(1-3패ㆍ3-0승), 슬로베니아(1-2패), OAR을 상대로 한 4차례 평가전을 1승3패로 마무리하고 평창 리허설을 마쳤다. 대표팀은 11일 강릉선수촌에 입소해 오는 15일 펼쳐지는 체코와의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준비한다.
OAR은 이날 부상 방지 차원에서 바디 체킹을 자제했다. 그런데도 OAR가 경기 내내 파워 플레이를 하듯 일방적으로 흘렀다. OAR은 1피리어드 15분에 니키타 구세프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크로스 패스를 박우상(안양 한라)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실점으로 연결됐다. OAR은 14초 만에 댓숙의 퍽 탈취에 이은 패스를 미하일 그리고렌코가 원타이머로 연결해 추가골을 뽑아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18분 54초에 라던스키가 만회골을 터트렸다. 조민호가 보이노프를 달고서 네트를 한 바퀴 돌면서 전방으로 찔러준 패스를 라던스키가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한국은 2피리어드 초반까지 일진일퇴의 공방을 이어갔지만 점점 경기는 OAR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흘렀다.
OAR은 3분 7초에 세르게이 안드로노프, 13분 35초에 키릴 가리조브가 연달아 골을 넣었다. 3피리어드에서는 세르게이 앤드노프(6분 10초), 댓숙(9분 52초), 이고르 야코레프(13분 31초), 구세프(16분 7초)가 득점 행진에 가세했다. 급격하게 점수 차가 벌어지자 백 감독은 골리 맷 달튼이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백업 박성제를 투입했다.
백 감독은 평가전을 마친 뒤 “4차례 평가전에서 우리의 장점을 많이 발견했다”며 “그 장점을 오래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은 나흘 동안 선수들은 정신적으로만 무장하면 된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며 “팬들의 응원에 감사하다. 우리 선수들이 자부심을 안고 경기하도록 경기장에도 많이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