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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서 ‘인사 밀어내기’ 싸움 벌인 北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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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서 ‘인사 밀어내기’ 싸움 벌인 北美

입력
2018.02.1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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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관계자 “北 먼저 다가왔다면 화답했을 것”

적대국 간 벌어지는 인사 기싸움

김영남-펜스 개막식 지근거리 있었으나

자연스런 조우도 연출못해

9일 오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바흐 IOC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펜스 미국 부통령 ,부인, 펜스 부통령, 아베 일본 총리, 김영남 북한 상임위원장 등 주요 내빈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평창=김주영기자
9일 오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바흐 IOC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펜스 미국 부통령 ,부인, 펜스 부통령, 아베 일본 총리, 김영남 북한 상임위원장 등 주요 내빈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평창=김주영기자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계기 북미 간 조우 불발이 '누가 먼저 다가와 인사하느냐'를 둔 양측 간 기싸움으로 번지는 듯한 양상이다. 9일 열린 개회식에서 북측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미국이 북측이 먼저 인사했다면 피하지 않았을 것이란 입장을 밝히면서다.

9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들은 평창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부통령 전용기 안에서 미 취재진에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환영 리셉션에서 고의로 북한 대표단을 피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단지 다른 참석자에게 인사하는 지근거리에 북한 인사가 앉지 않았기 때문에 교류가 없었던 것"이라며 "북측이 정답게 다가왔다면 화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개회식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환영 리셉션에 참석했으나 5분 정도만 머무르다 그의 자리가 마련된 헤드테이블에는 앉지도 않고 자리를 떠났다. 헤드테이블에는 문 대통령 내외는 물론 북측 고위급대표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펜스 부통령이 자리에 앉기만 한다면 북미 간 조우가 성사되는 것이었으나 결국 불발된 된 것이다.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저녁 약속이 되어 있었고 저희에게 사전 고지가 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다만 당초 헤드테이블에는 펜스 부통령의 자리가 마련돼 있었던 점에서 청와대 역시 자연스러운 북미 간 조우가 성사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백악관 측의 이 같은 반응은 북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미국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최근까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계기 북미 간 접촉 가능성에 대해 "두고 보자"며 긍정도 부정도 않는 애매한 태도를 보여왔다. 상대가 적극적으로 다가선다면 고려해보겠다는 소극적 접촉 의지를 보였던 셈이다. 결국 국제외교무대에서 적대국 간 종종 보여지는 '인사 밀어내기' 싸움이 이번 올림픽 개회식에서 북미 간에 벌어진 것이다.

양측 간 '인사 밀어내기'는 리셉션에 이어 개막식에서도 열린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 내외는 개막식 귀빈석에서도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바로 앞 라인에 앉았다. 김영남 상임위원장 옆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함께 있었다. 북미 양측 모두 몸을 조금만 틀어 인사를 건넸다면 국제행사에서의 자연스러운 조우를 연출해낼 수 있었지만, 양측 간 인사하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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