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9일 국민과 광주 시민들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1980년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의 잘못을 국방부 장관이 공식 사과한 것은 38년 만에 처음이다.
송 장관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발표한 ‘5ㆍ18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른 사과문’을 통해 “저는 국방부 장관으로서 우리 군이 38년 전, 5ㆍ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역사에 큰 아픔을 남긴 것에 대해 국민과 광주 시민들께 충심으로 위로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송 장관은 “이번 조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군이 더 이상 정치에 개입하거나 정치에 이용당하는 일이 없도록 법적ㆍ제도적 조치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또 “보다 완전한 진상 규명을 위해 5ㆍ18 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 국방위는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계류 중인 5ㆍ18 특별법 처리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국방부 특조위는 7일 “5ㆍ18 당시 육군은 공격헬기 등을 이용해 광주 시민을 향해 사격을 가했고, 공군도 수원 공군기지 등에서 전투기와 공격기에 폭탄을 장착한 채 대기시켰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ㆍ18 때 헬기 사격과 전투기 출격 대기 관련 진실 규명을 지난해 9월 지시한 지 5개월 만에 나온 내용이었다.
한편 서주석 국방부 차관도 이날 1988년 한국국방연구원 소속 연구원일 때 국방부의 국회 5ㆍ18 청문회 대책특위인 ‘511연구위원회’에 참여했던 사실을 사과했다. 그는 사과문에서 “당시 입사 2년이 지난 초임 연구원으로 부여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만, 제가 한 모든 것은 제 책임으로 통감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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