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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폐 끼치지 않겠다” 만경봉호 유류제공 요청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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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폐 끼치지 않겠다” 만경봉호 유류제공 요청 철회

입력
2018.02.09 21:3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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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규모 두고 이견 못 좁혀

북측이 자체 철회키로 결정

예술단은 오늘 오전 서울로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한에서 공연한 예술단을 태우고 온 만경봉 92호에 유류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을 철회했다.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의도에서다.

통일부는 9일 “북한이 선박에 대한 유류 제공 요청을 철회함에 따라 만경봉 92호에 대한 별도 유류 제공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예술단 공연을 위해 사용한 선박의 이동 및 난방에 필요한 유류를 제공해달라는 북측 요청에 따라 공급을 검토해왔다.

남북은 유류 지원 규모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만경봉 92호가 북한 원산항과 강원 묵호항을 오가는 데 든 유류와 예술단이 배를 숙소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난방 등에 사용된 유류를 바탕으로 지원 규모를 산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북측은 이보다 많은 규모를 지원 받기를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정유제품의 대북 공급량은 연간 50만 배럴로 정해져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 요구에 대북제재의 균열을 노리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보고, 유류 지원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국제 사회와의 협의는 완료됐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와 협의는 마친 상황에서 남북 간 의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단 뜻이었다. 결국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자 북한은 이날 오후 유류 제공 요청 자체를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협의 과정에서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유류 제공을) 받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북측 요청에 따라 식수를 지원한 바 있다.

남북 의견 조율이 끝나면서 예술단 일정도 확정됐다. 통일부는 “북한 예술단은 10일 오전 다음 공연이 예정돼 있는 서울로 출발한다”며 “예술단이 서울로 출발한 이후 묵호항에 정박해 있는 만경봉 92호는 북한으로 귀환한다”고 밝혔다. 만경봉 92호는 6일 예술단 본진 114명과 선원 및 승무원 96명을 태우고 묵호항에 입항했다.

당초 예술단은 이날 오전 서울로 출발해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예정된 두 번째 공연을 준비할 예정이었으나 만경봉 92호에서 하루 더 체류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기술진으로 이뤄진 선발대는 이날 오전 서울로 이동해 무대 설치 및 점검을 진행했다. 예술단은 서울 공연을 마치면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북한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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