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부총리 혼외자 문제로 이혼
‘미투’ 동조 美 의원은 성희롱 의혹
성 문제에서 엄격한 기준 적용을 주장하던 정치인들이 스스로는 동떨어진 행동을 한 게 들통나 망신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보수적 결혼과 가족윤리를 옹호하며 동성결혼에 반대해온 호주 부총리는 혼외 자식 문제로, 성폭력 폭로 캠페인 ‘미투’를 지지해온 미국의 주 의회 의원은 성희롱 의혹 조사를 받는 처지에 놓였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강한 반대 뜻을 표출해온 바르나비 조이스(50) 호주 부총리는 17살 연하의 전 직원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겨 최근 24년 간의 결혼생활을 정리했다. 조이스 부총리의 부인인 나탈리는 성명을 내고 “사기를 당한 기분이 든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절망적인 일”이라며 큰 충격을 받았음을 드러냈다. 조이스 부총리는 나탈리 부인과의 사이에서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이중적 행동에 공세를 퍼부었다. 조이스 부총리는 평소 “결혼은 본질적으로 아이를 낳고 부양하는 과정”이라며 ‘전통적인 결혼’을 지지해 왔다. 그런 그가 가정을 떠나 내연 여성과 동거한다는 건 위선이라는 얘기다. 동성애 옹호 인권운동가인 로드니 크로먼은 “조이스 부총리의 동성결혼 반대 구호는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보여주는 것이며, 성소수자를 사회 핵심 제도로부터 밀어내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성폭력 피해를 고발해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의 ‘침묵을 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 캘리포니아 주의회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의원의 과거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8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주 의회 전직 직원 대니얼 피에로는 2014년 연례행사인 소프트볼 경기를 마치고 선수 대기실을 청소하던 중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가르시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가르시아가 자신을 벽에 몰아세우고는 엉덩이와 등을 만졌다는 것이다.
가르시아 의원은 “모든 성희롱에 관한 불만은 진지하게 받아들여 져야 한다”며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기억이 없지만 그런 행위는 나의 가치관에 위배된다. 모든 조사에 성실히 참여하겠다”고 언급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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