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들, 수천만원씩 부동산 투자ㆍ거래 비용 빌려…
총 가계대출 5조 증가
연초 은행권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0년 만에 최대 규모로 늘었다.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1월31일)을 앞두고 주택담보대출도 전년보다 증가폭이 컸다.
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5조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작년 12월보다 1조1,000억원 줄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조원 늘었다. 은행권 대출이 2조7,000억원, 카드ㆍ보험사와 저축은행ㆍ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대출이 2조3,000억원씩 증가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전월보다는 1조4,000억원 둔화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2조6,000억원 확대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영업과 설 연휴기간 변경, 신 DTI 시행 전 주택 관련 자금 수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타대출은 지난달 1조4,000억원 늘어 2008년 이래 1월 기준 최대 증가 규모를 기록했다. 2016년과 2017년 1월에는 각각 6,000억원과 7,000억원씩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대출자들은 주로 연봉과 직급이 높은 직장인으로 보인다”며 “분양, 분양권 거래, 갭투자 등 주택담보대출을 못 받는 경우나 이사 비용이 필요한 경우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주택 입주와 거래가 많다 보니 취ㆍ등록세 납부나 이사 등 부대 비용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12월 8,000 가구에서 올해 1월 1만 가구로 늘었다.
마이너스대출을 포함한 신용대출 증가 규모는 1조1,000억원으로 작년 12월(6,000억원) 보다 확대됐다. 인터넷은행 대출 증가액도 7,000억원으로 전달(6,000억원) 보다 늘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취급규모가 큰 영업점을 대상으로 담보인정비율(LTV)과 DTI 규제의 준수 현황을 다음달까지 집중 점검해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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