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인터뷰를 마친 최재우(24·한국체대)가 취재진에게 나지막히 한마디를 남겼다. 큰 기대를 품고 있던 팬들을 향한 사과였다.
최재우는 9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모굴 예선에서 총점 72.95점으로 30명 중 20위에 그쳤다.
이로써 최재우는 오는 11일 열리는 예선 2차전을 통해 결선 진출을 노려보게 됐다.
모굴 경기는 1차 예선을 치러 30명 중 상위 10명이 결선에 직행한다. 나머지 20명은 2차 예선을 통해 그 중 10명이 다시 결선에 합류한다. 결선은 3번의 라운드로 진행된다. 결선 1차전에서 1~12위까지 2차전에 진출하고 2차전에서 6위까지 최종 결선에 오른다. 2차 예선과 결선 3경기는 모두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아직 올림픽 설상 종목에서 메달이 없는 한국은 최재우에게 새 역사를 기대하고 있다. 최재우는 이번 시즌 열린 월드컵에서 3차례나 4위에 오르며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경기 후 최재우는 "내가 원하는 하루는 아니었다. 긴장을 이겨내지 못했다. 더 집중했어야 했다"며 "골인 후 표정이 안 좋았던 것은 점수보다도 나 자신에게 대한 실망스러움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점프를 마친 뒤 착지 과정에서 한 차례 휘청거린 것이 큰 감점으로 돌아왔다. 그 밖에는 이렇다할 실수가 없었다. 최재우는 "그런 실수 하나 없이 잘해야 한다"며 "마음을 내려놓고 타면 될 것 같다. 예선 2차전에서는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 더 (마음을) 내려놓고 타겠다"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운 소감을 남겼다.
인터뷰를 마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던 최재우는 마지막으로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아직 최재우에게는 한국 설상 종목 새역사를 쓸 기회가 남아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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