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로 미사일 타격이 가능한 국가가 지금까지 5개국에 그쳤지만, 북한의 미사일 기술 개발속도가 빨라지면서 그 구도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러시아,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5개국만이 지구 어디나 미사일을 발사해 타격할 수 있다. 하지만 뒤늦게 미사일 경쟁에 뛰어든 다른 국가들이 이들을 바짝 쫓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이 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존재다. 1990년대 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는 최대 745마일(1,198㎞)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8,000마일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미와 남극을 제외한 지구 대부분 지역에 미사일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50년대 러시아가 만든 스커드 미사일을 80년대 초 이집트를 통해 도입했다. 이후 이를 토대로 화성-5호(186마일), 1994년 노동-1(930마일), 1998년 대포동-1(3,100마일), 2006년 대포동-2(6,200마일) 등 미사일 사거리를 넓혀나갔다.
북한 못지 않게 빠르게 미사일 기술을 개발하는 나라는 파키스탄이다. 90년대부터 미사일 프로그램에 투자를 확대해 2,000년대 중반 적성국 인도 대부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인도 역시 최근 20년 사이 파키스탄은 물론 중국 대부분의 지역을 사정거리에 두는 위치로 올라섰다.
중동 지역 미사일은 북한 미사일의 아들이나 손주뻘이다. 이란은 북한으로부터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을 타격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말 예멘 후티 반군 세력이 사우디로 쏜 변형 스커드 미사일도 원천 기술은 북한이 제공했다. 북한에서 전수받은 기술로 만든 이란제 미사일이 후티 반군에 흘러 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안 윌리엄스 미 국제전략연구소(CSIS) 연구원은 “전세계가 미사일 르네상스 시기에 들어섰다”며 “지역적 긴장과 전쟁 가능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미사일 개발 후발 주자들의 경우 구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사일 만들었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져 전쟁 발발 시 민간인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이들 무기가 테러 조직이나 제3국의 민병대로 흘러 들어갈 경우 위험이 배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사일 확산을 막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연구원은 “많은 국가가 로켓 공학에 몰두하고 있다”며 “미사일 확산을 제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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