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검사 진상규명 촉구
보수야권은 뉴욕 성추행 공세
정의당, 당내 성폭력 자진공개
정치권에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 지지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진영은 검찰 내 성추행을 고발한 서지현 검사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춘 반면,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은 문재인 대통령의 뉴욕 순방 당시 정부 부처 파견 공무원의 성희롱 사건을 파고드는 등 결을 달리하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힘있는 검사에게도 저런 일이 있었는데, 사회적 약자인 여성 을(乙)의 위치에 있는 일하는 여성들에게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국민적 공분이 함께하고 있다”며 “미투 운동과 성폭력 근절 움직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특히 “성폭력 피해자의 진실 공개에 ‘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악용해 가해자가 보복성 고소를 함으로써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회의의 명칭을 성평등 정책조정회의로 하는 한편 회의 시작에 앞서 성폭력 저항 운동에 대한 연대ㆍ지지의 상징인 하얀 장미를 가슴에 달고 “#미투, 응원합니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정의당은 이정미 대표가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반성을 한 뒤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성평등 실현을 목표로 하는 정의당 안에서 많은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며 “오늘 정의당의 반성문을 제출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한국 정치에는, 여의도에는 숨어 있는 안태근이 없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지금 입을 열어야 할 주인공은 피해여성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은 문 대통령의 해외순방 수행에 나선 정부 파견 공무원이 미국 현지 여성 인턴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건을 들추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와 함께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은 “엽기적 성 의식을 발언했던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여성가족부 장관이 사퇴를 건의했는데도 버젓이 국사를 돌보고 있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서 검사의 도움 요청을 무시했다고 시인했다”며 “법ㆍ제도보다 윤리적인 것을 지키지 못하면 청와대는 다스릴 힘이 없다”고도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여 검사 성추행은 진상조사단이 공정하게 수사할 수 없다”며 “여성인권을 평소에 주장하다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은 제가 주장한 특별검사 도입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또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직접 겨냥해 “당 대표가 성추행 의혹을 받는 한국당에는 기대하지 않겠다”고 꼬집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o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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