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 이상 급락하며 4개월여 만에 2,4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 역시 3% 넘는 낙폭을 보이며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 등 글로벌 증시 동요에 따른 불안 심리, 상장지수펀드(ETF) 등 지수 연계 투자 확대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7일 코스피는 56.75포인트(2.31%) 내린 2,396.5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4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29일(2,394.47) 이후 5개월만이다. 이달 1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한 코스피는 뉴욕 증시가 전날 이틀 간의 폭락을 딛고 반등한 데 힘입어 장 초반 2,480선까지 상승했지만 곧 내림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키웠다. 기관(7,391억원)과 외국인(1,916억원)이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닥 역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로 28.21포인트(3.29%) 하락한 829.96으로 마감됐다. 셀트리온(-9.92%) 셀트리온헬스케어(-9.54%) 신라젠(-6.62%)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급락했다. 올해 들어 13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16년 만에 920선까지 뚫었던 코스닥은 지난달 29일 이래 일주일째 내리막을 걸으며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연초 뜨겁게 달아 올랐던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하락세로 급반전한 이유로는 불안한 투자심리가 먼저 꼽힌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 교체와 그에 따른 금리상승 가속화 우려가 커지고, 국내 기업 실적도 대체로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며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지수 등락에 따라 지수 편입종목을 기계적으로 사고파는 ‘패시브투자’ 비중이 높아진 것은 증시 하락의 구조적 요인으로 꼽힌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관, 외국인을 중심으로 ETF 등을 활용한 프로그램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다 보니, 지수 하락기엔 매물이 급격히 쏟아지며 낙폭을 더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센터장은 그러나 “국내외 경제 기초체력에 비춰볼 때 최근 국내 증시 하락은 일시적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도 “코스피가 2,350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다음달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드러날 제롬 파월 신임 의장의 통화정책 구상이 증시 안정화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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