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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이끌고 평창 온 '쿨러닝' 실제 주인공

입력
2018.02.0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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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스토크스 감독 "영화는 영화일 뿐…평창에서도 최선 다할게요"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1987년 모습. 가장 왼쪽이 더들리 스토크스. 자메이카팀 페이스북 캡쳐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1987년 모습. 가장 왼쪽이 더들리 스토크스. 자메이카팀 페이스북 캡쳐

디즈니사의 영화 '쿨러닝'(1993년 개봉)은 열대 지방인 자메이카 육상 선수들의 겨울 스포츠 봅슬레이 도전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 4명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파일럿'(썰매 조종수) 더들리 스토크스(56)는 현재 강원도 평창에 와 있다.

자메이카에서는 평창올림픽에 여자 봅슬레이 2인승의 자즈민 펜레이터 빅토리안-캐리 러셀, 남자 스켈레톤의 앤서니 왓슨 등 총 3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스토크스는 이들의 감독이다.

스토크스는 7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선수들의 연습 주행 이후 연합뉴스와 만나 "평창은 정말 춥다. 영하 20도의 혹한은 굉장히 오랜만에 경험해본다"며 껄껄 웃었다.

그가 자메이카 출신이라고 항상 고향에 머문 것은 아니다. 자메이카 썰매의 개척자답게 선수와 지도자 자격으로 그동안 미국, 캐나다, 독일,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이런 그도 "영하 10도는 경험해봤지만, 이번에 겪어보니 영하 20도는 차원이 다르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동료들과 함께 자메이카 출신 최초로 동계올림픽(1988년)에 출전한 스토크스는 고국의 겨울 스포츠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봅슬레이와 인연이 닿은 것은 육군 대위로 있던 1980년대 중반이다.

그는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몰라도, 당시 내 상관이던 대령이 나보고 '봅슬레이라는 겨울 종목이 있으니 한번 타봐'라고 지시했다"며 "군인 신분이니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봅슬레이를 직접 본 것은 1987년 9월이다. 이후 불과 5개월 뒤 캘거리 올림픽에 출전해 2인승에서는 30위, 4인승에서는 24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그는 1988년 캘거리 대회를 시작으로 1998년 나가노 대회까지 동계올림픽에 총 4차례 출전했다.

가장 좋은 성적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남자 봅슬레이 4인승에서 기록한 14위다.

스토크스는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마침내 평창까지 왔네요"라고 감개무량해했다.

'쿨러닝'을 본 주변 사람들은 그동안 숱하게 그에게 '영화가 실화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는 "내가 마치 녹음기가 된 기분"이라며 웃더니 "나를 포함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어려운 환경에서 치열하게 노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 내용의 상당 부분은 허구"라고 털어놓았다.

예컨대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썰매를 탈 때 되뇌는 유명한 대사인 "Feel the Rhythm, feel the rhyme, get on up, it's bobsled time!"(리듬과 운을 느껴라. 일어나라, 봅슬레이 탈 시간이다!)이라는 말을 스토크스는 직접 말해본 적도 없다고 한다.

그는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며 웃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스켈레톤 대표팀은 객관적으로 이번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스토크스는 "우리는 여기에 놀러 온 것이 아니다"라면서 "최선을 다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 누가 알겠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연합뉴스

영화 쿨 러닝(1993)의 한 장면. 한국일보 DB
영화 쿨 러닝(1993)의 한 장면. 한국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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