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니라 풀 한 포기라도 건드리면
트럼프 척추뼈 부러지고 美 영영 끝장”
취임 뒤 첫 국정 연설을 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인권 실태 비판에 북한이 발끈했다. “미치광이의 히스테리적 광기”라는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서다. 제한적인 대북 타격을 의미하는 ‘코피(bloody nose) 작전’에 대해서도 “풀 한 포기라도 건드리면 미국을 멸망시키겠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시급히 정신병동에 가두어야 할 미치광이’ 제하 개인 필명 논평에서 “트럼프의 악담질은 존엄 높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정치적 도발이고 깡패 두목의 횡포한 공갈인 동시에 정상적인 사유기능이 마비된 미치광이의 히스테리적 광기”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우리가 ‘무모한 핵 미사일 추구’로 미국 본토를 위협하고 있다고 죽어가는 소리를 질러대며 감히 존엄 높은 우리 공화국을 ‘타락’이니, ‘억압’이니 하는 터무니없는 악담으로 헐뜯다 못해 있지도 않는 ‘인권’ 문제를 걸고들며 우리의 영상에 먹칠해보려고 진수작질을 해댔다”면서다.
신문은 “인권 유린 왕초인 자기의 흉물스러운 몰골과 세계 최악의 인권 불모지로 악명 떨치는 미국의 썩어빠진 현실에는 눈을 감고 ‘인권재판관’인양 흰목을 빼든 트럼프의 꼴은 차마 눈뜨고 보아주기 역겨울 정도”라며 “극단적인 인종 차별과 인간 증오 사상이 만연한 속에 지난 한 해 동안에만도 총기류 범죄로 인한 사상자가 근 5만명에 달한다는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미국이야말로 인간 생지옥이라는 것이 증명되고도 남는다”고 헐뜯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가진 취임 뒤 첫 국정 연설에서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에 가하는 핵 위협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북한 정권의 타락상을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6분가량 북한 인권 실태를 거론한 뒤 북한에 17개월 간 억류됐다 지난해 숨진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례와 북한에서 기차에 치여 두 다리와 팔을 잃은 탈북민 지성호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미국 내에서 실행 가능성이 제기되는 코피 작전도 도마에 올렸다. 신문은 “우리는 부시의 ‘악의 축’ 망발을 상기시키는 트럼프의 악담 속에 ‘코피 전략’이라는 군사적 모험을 감행하기에 앞서 도발의 명분을 쌓고 침략의 사전 포석을 깔아놓으려는 어리석은 기도가 웅크리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바 아니다”라며 “그 무슨 ‘코피’ 정도가 아니라 이 땅의 풀 한 포기라도 건드리는 순간 트럼프 자신의 사등뼈(척추)가 부러지고 아메리카 제국이 지옥으로 화하면서 가뜩이나 짧은 미국의 역사가 영영 끝장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치광이 트럼프는 과거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헛나발을 불기 전에 무지한 자기보다 백배나 나았던 선임자들이 무엇 때문에 우리와 맞섰다가 참패의 고배를 마셨는가에 대해 머리를 싸매고 냉철하게 돌이켜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피 작전은 지난해 연말 일부 외신 보도에 처음 등장한 표현으로, 북한의 핵ㆍ미사일 시설에 제한적 타격을 가함으로써 경고 메시지를 주는 군사 전략이다. 코피가 터져 겁먹은 상대가 반격하지 못하리라는 게 전제다.
아울러 신문은 ‘대조선(대북) 정책 전환이 유일한 출로이다’라는 제목의 별도 개인 필명 논평을 통해 “미국이 지금처럼 계속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고집하는 길로 나간다면 파국적 종말밖에 차례질 것이 없다. 핵 보유국을 건드리는 것이 어떤 후과를 초래하게 될지는 미국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세계적인 군사 강국, 핵 강국인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와 대세의 흐름을 바로 보고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결단을 내리는 것이 미국의 처지에 알맞는 처방”이라고 강변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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