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3회 출전 노장 크네흐트
소치서 네덜란드 종목 첫 메달 후
유럽선수권 4관왕 엄청난 상승세
고교생 황대헌도 전 부문 메달권
막판 스퍼트와 젊은 패기로 무장
본선보다 힘든 선발전 종합 2위
쇼트트랙은 한국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안긴 ‘효자종목’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판도는 절대 강자를 꼽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세계 최강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대표팀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기대주는 2017~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500m 월드컵 랭킹 1위에 빛나는 황대헌(19ㆍ부흥고)이다. 황대헌은 월드컵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고교생 ‘괴물’로 떠올랐다. 거침없는 막판 스퍼트와 패기로 무장한 황대헌은 평창올림픽에서 500m와 1,500m는 물론 1,000m와 5,000m 계주까지 전 부문 메달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5세 때 스케이트를 신은 황대헌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신동’으로 주목 받기 시작해 국내 대회뿐만 아니라 동계유스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기량을 닦았다. 2016년 처음으로 합류한 성인 대표팀에서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펼쳐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차 월드컵 1,000m에서 1분 20초 875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4월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도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종합 2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이 최강으로 군림한 역대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이지만 고교생 신분으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두 명뿐이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5,000m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송재근과 1998년 나가노 대회 1,000m 금메달 김동성이다.
황대헌은 개막 이틀째인 10일 저녁 9시 30분께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결승이 열릴 1,500m에 서이라(화성시청), 임효준(한국체대)과 출전해 우리나라의 첫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황대헌이 경계해야 할 해외 선수는 올림픽 3회 출전을 앞둔 네덜란드의 싱키 크네흐트(29)다. 스피드스케이팅 세계 최강국인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2개를 목표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크네흐트는 지난 1월 14일 끝난 유럽선수권대회 남자부 500m, 1,000m, 1,500m와 5,000m 계주에서 4관왕에 올라 상승세에 정점을 찍었다. 크네흐트는 “만족할 만한 레이스를 펼쳤다”며 “평창동계올림픽에 ‘정확한 경로’로 다가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크네흐트는 네덜란드 쇼트트랙의 최강자로 2014년 소치 대회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네덜란드에 올림픽 사상 첫 쇼트트랙 메달을 안겼다. 같은 해 세계선수권에서는 네덜란드 계주의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이끌었다. 그리고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500m, 3,000m에서 1위에 오르며 종합 2위에 올랐다. 크네흐트는 172㎝로 단신인 대신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한다. 평창에서 3번째 올림픽 무대에 서는 풍부한 경험도 무시 못한다. 크네흐트는 1차 월드컵 1,500m 동메달, 2차 월드컵 1,000m 금메달, 3차 월드컵 1,500m 은메달을 획득했다. 황대헌과 피할 수 없는 승부가 예상된다.
이정수 한국일보 해설위원은 “쇼트트랙은 상승세를 무시할 수 없다. 유럽선수권 4관왕의 크네흐트가 최근 좋은 페이스인 건 분명하지만 황대헌과 우리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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