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미국 NBC방송의 간판 시트콤 ‘프레이저(Fraiser)’에서 ‘고집불통 아버지’로 호평을 얻은 존 마호니가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77세.
5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마호니는 암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호스피스 병동에서 지내다 이날 숨을 거뒀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나 19세 때 시카고 인근으로 이민한 마호니는 대학 졸업 후 의학전문지 편집자로 일하다 30대 후반에야 연기에 뜻을 품고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마호니는 1979년 존 말코비치(64)와 게리 시니스(62) 권유로 시카고 ‘스테픈울프 극단’에 창단 멤버로 합류했다. 10대~20대 초반 배우들 사이에서 연장자 역할을 도맡았던 그는 1986년 존 구아르 감독(80)의 ‘하우스 오브 블루 리브즈’로 토니상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어 1987년 배리 레빈슨 감독(75)의 작품 ‘틴 멘’으로 영화에 진출했고, 연극ㆍ영화ㆍ드라마를 넘나들며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으며 성우로도 활약했다.
물론 대중적 인기를 안긴 작품은 1993년부터 2004년까지 11년간 방연된 ‘프레이저’다. 주인공 프레이저 크레인(켈시 그래머 분)과 나일스 크레인(데이비드 하이드 피어스 분)을 아들로 둔,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 전직 경찰관 마틴 크레인으로 열연해 미국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인들은 마호니가 평생 독신으로 지냈으며, 사생활 보호에 철저했다고 전했다. 마호니는 1980년대 중반 대장암을 극복했고 최근에도 인후암 3기 판정을 받고 수술과 항암치료로 극복하는 듯했으나, 투병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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