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별로 맞춤 서비스
예보관 등 70여명 인력 파견
알파인스키장선 장비•육안으로
시정 확인하며 가시거리 체크
스키점프 센터엔 통합센서 설치
위치별 풍향•풍속•기온•기압 등
국지적 기상 확인해 사고 예방
“스키점프 경기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건 바람입니다. 풍속이 초속 4m를 초과하고, 풍향(맞바람)이 90도를 초과해 옆바람이나 뒷바람이 불면 선수에게 위험하기 때문에 고해상도 수치모델 프로그램을 분석해 실시간 바람의 변화를 관측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에서 스키점프 종목을 담당하는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지난 2일부터 경기장에 내려와 장비를 점검하고, 본격적인 경기장 기상 분석을 하고 있다. 스키를 타고 급경사면을 활강해 내려오다 가장 멀리, 안정적으로 착지해야 하는 경기인 만큼 바람뿐 아니라 적설량(1시간 3㎝), 가시거리(500m)도 경기 기록은 물론 선수의 생명과도 직결된다. 때문에 착지 지점에 따라 가산점이 달라지는 노멀힐과 라지힐 점프대 출발점과 중간지점, 도착점에 각각 풍향과 풍속, 기온, 기압 등을 관측하는 통합기상관측센서를 설치했다. 이 뿐이 아니다. 강수유무까지 관측하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와 시정현천계(안개관측장비), 구름 높이를 측정하는 운고계, 초음파식 풍향·풍속계, 레이저식 적설계 등도 추가 배치했다. 박 분석관은 5일 “노멀힐과 라지힐의 점프대가 바로 옆에 있음에도 각각 통합기상관측센서를 설치한 이유는 그만큼 국지적 바람과 기온, 습도 등을 철저히 관측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수들이 초 단위로 출발하는 만큼 심판들이 있는 저지타워(judge tower)로 가서 1분 단위로 기상을 관측하며 예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처럼 경기 기록과 선수의 안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날씨 관측과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경기별 맞춤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예보관과 자원봉사자를 포함 70여명의 기상서비스 인력을 파견하고, 총 10종 107개 장비를 설치했다.
알파인스키의 경우 가장 중요한 항목이 가시거리임을 감안해 기상청은 시정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선수가 가파른 슬로프를 타고 시속 100㎞로 내려오기 때문에 가시거리가 200m가 되지 않으면 궤도를 이탈하게 된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수시로 경기장 정상에 올라가서 시정현천계(안개관측장비)뿐 아니라 육안으로 시정을 확인해야 한다. 시정현천계가 관측하지 못하는 방향이나 슬로프 내 부분 등은 육안으로 직접 확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알파인스키는 또 24시간 동안 적설량이 30㎝를 넘거나 초당 바람이 17m를 넘는 경우, 또 강수량이 6시간 기준 15㎜를 넘어서면 위험하다고 판단될 정도로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우 예보분석관은 “슬로프를 내려올 때 스피드가 중요한데 눈으로 덮여 있으면 속도도 나지 않고 선수에게도 위험하기 때문에 설질, 바람, 강수 모든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정선 알파인 경기장의 예보 지점은 출발, 중간, 도착 3곳에 달한다. 이외에도 통합기상관측센서 4개, 자동기상관측장비 1개에 설면온도계 2개 등이 동원된다.
스노보드 경기 역시 보드를 타면서 슬로프를 질주하기 때문에 가시거리(300m 미만)가 중요하다. 스노보드 경기 가운데 하프파이프 종목 담당인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반원통형 슬로프(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모양)를 내려오면서 공중 연기를 하기 때문에 시정뿐 아니라 바람의 영향도 크다”며 “특히 슬로프 끝 부분에서 점프하는 높이가 5m를 넘는 만큼 부상 위험이 큰 종목이라 더욱 관측과 예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추위와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개막식의 현장 기온은 당초 예상됐던 영하 8도보다 다소 오르면서 영하 6도 가량이 될 것으로 이날 기상청은 수정 예보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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