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차 ‘넥쏘’ 타봤더니
5일 오전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이날 시승회를 가진 현대차의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 앞에 섰다.
겉모습은 첫 수소차 전용 모델답게 항속거리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도어핸들조차 차체 안으로 숨어들어가 있다. 차체 크기는 싼타페와 비슷하지만 뒷좌석 공간은 오히려 여유롭다. 트렁크 적재공간도 동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뒤지지 않는다. 다만 뒷좌석 밑에 수소저장탱크를 3개로 분리해 담다 보니, 좌석은 약간 높은 편이었다.
운전석에 앉자 넓은 내비게이션과 변속기 버튼 등 각종 편의장치가 포함된 센터페시아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평평하게 자리잡고 있다. 주행을 중시한 차들이 운전에 집중하도록 스티어링휠에서 대부분 기능을 배치한 것과 차이 나는 부분이다. 방향 지시등을 켜면 차선을 변경하는 뒤쪽 상황을 계기판 가운데에서 카메라로 보여준다. 사이드미러 시야가 나쁠 땐 매우 편리할 듯하다.
시승 목적지는 강원 평창의 평창동계올림픽 메달하우스였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전기차답게 소음이나 진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날 낮 기온이 영하 9도였던 평창군에서도 시동엔 무리가 없었다. 수소차가 저온에서 시동에 약할 거란 우려를 무색하게 했다.
가속페달을 밟자 차는 바로 탄력을 받는다. 가속 순간 바로 최대 출력이 나오는 전기차 특유의 감각을 넥쏘도 갖고 있다. 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특성도 마찬가지다. 시속 100㎞대를 넘어서자 가속감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최고속도인 179㎞를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비교적 만족스럽다. 약 250㎞ 시승 구간을 거칠게 달리고도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143㎞였다. 공인 주행거리(609㎞)엔 못 미쳤지만, 일반 전기차처럼 충전소 걱정에 장거리에 못 나설 염려는 적어 보인다.
시승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자 배기구에선 매캐한 냄새 대신 물이 흘렀다. 수소와 공기 중 산소가 결합해 전기에너지로 바꾸면서 생성된 것이다. 계기판에는 이번 주행으로 165.1㎘의 공기를 정화했다고 표시돼 있다. 넥쏘는 공기를 빨아들여 초미세먼지(PM2.5 이하)를 제거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자동차를 몰면서 공기를 정화시킨다는 뿌듯함은 상당한 매력으로 느껴졌다. 평창=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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