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오산 나들목(IC) 인근에 자리한 한 기업의 건물 외벽에 안중근 의사를 그린 벽화가 등장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5일부터 페이스북 등 SNS에는 안 의사의 벽화가 그려진 건물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사진 게시자들은 “고속도로를 가다 안 의사 벽화를 발견해 놀랐다”며 “어떤 이유로 건물에 이런 벽화를 그린 건지 궁금하다”는 글을 남기며 궁금해했다. 보통 고속도로 주변 건물 외벽에는 브랜드 홍보 광고가 즐비하다. 안 의사처럼 역사적 의미를 지닌 인물을 보기는 어렵다.
안 의사 벽화는 물류 대행 업체 더본로지스틱스 소유의 냉장창고 외벽에 그려졌다. 이 냉장창고는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의 건물이다. 벽화는 고속도로를 오가는 사람이면 쉽게 볼 수 있는 쪽에, 벽면을 가득 메우는 크기로 제작됐다.
알고 보니, 벽화는 안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후손들이 되새기길 원했던 조종현 더본로지스틱스 대표의 뜻에 따라 지난해 11월 제작됐다. 조 대표는 5일 기자와 통화에서 “서울 중구 소월로의 안 의사 기념관을 찾았다가 감명을 받고 벽화 제작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아이들이 고속도로를 오가면서 벽화를 보고 부모에게 ‘이 분이 누구냐’고 묻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길 바란다”며 “제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까지는 안 의사 벽화를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해주와 만주 일대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안 의사는 1909년 중국 하얼빈 역에서 조선 침략을 주도한 일본의 총리 대신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처단했다. 하얼빈 의거 뒤 안 의사는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했다. 안 의사의 숭고한 삶과 정신은 안 의사 기념관 등에 기록돼 후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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