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이지원 교수팀, 국제학술지에 발표
복부내장지방이 생체시계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줘 인체의 ‘24시간 1주기 리듬’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흔히 뱃살로 불리는 복부 피하지방은 관련이 없었다.
1주기 리듬은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가 지구 자전에 맞춰 24~25시간 주기로 일정하게 움직이는 신체리듬이다. ‘배꼽시계’로 불린다. 시계가 없어도 날이 밝으면 잠에서 깨고 일정시간에 배가 고파지는 등 생명체는 1주기 리듬에 맞춰 생활한다.
초파리를 이용해 1주기 리듬을 제어하는 생체시계 유전자를 분리하고 작동 메커니즘을 밝혀낸 미국의 제프리 홀, 마이클 로스바쉬, 마이클 영 교수가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이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복부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의 면적과 생체시계 유전자 발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복부 피하지방보다는 내장지방이 생체시계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시간생물학(Chronobiology International)’에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만클리닉을 찾은 남녀 75명에게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내장지방과 피하지방 면적을 측정하고, 말초혈액단핵구세포에서 생체시계 유전자를 추출해 유전자 발현을 측정했다.
그 결과, 내장지방 면적이 증가할수록 생체시계 유전자로 알려진 PER2, PER3, CRY2 mRNA 레벨은 감소했고 CRY1 mRNA 레벨은 증가했다.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는 혼란변수를 보정한 뒤에도 내장지방은 생체시계 유전자인 BMAL1, PER2, CRY1 mRNA 레벨과 독립적인 관련성이 있었지만 피하지방 면적은 어떤 유전자와도 관련성이 없었다.
이 교수는 “복부내장지방이 생체시계 유전자 발현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므로 심뇌혈관질환, 암 등 복부 내장지방과 관련된 여러 질환에 생체시계 유전자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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