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1일 공식 개촌한 평창 선수촌에 북한 인공기가 게양돼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참가하지 않은 1988 서울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테러가 일어났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기간에는 제2연평해전으로 위기감이 고조됐다. 반면 북한이 참가한 2002 부산 아시안게임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별다른 무력 도발이 없었다. 북한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가 곧 평화 올림픽을 약속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기대하는 배경이다.
북한 참가로 평창 올림픽은 안전 및 테러 위험이 큰 폭으로 줄었다는 평가지만 세계 정상급 사절단의 의전에는 소홀함이 있을 수 없다. 외교부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21개국 정상급 외빈 26명이 평창 올림픽에 참석하기 위해 한반도를 밟을 예정이다. 개막식에는 16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숫자는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이나 2002년 월드컵에 비해 많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정상급 의전을 위해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리고 대회 기간 서울과 강릉에 의전본부(CP)를 설치한다. TF에는 외교부 본부 직원의 6분의 1가량인 150명을 배정했다.
올림픽 참석은 원칙적으로 예우 제공이 없는 사적 방문에 해당하지만 우리 정부는 국격에 맞는 정상급 의전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먼저 국제행사에 참석한 정상급 인사를 위한 KTX 특별열차가 처음으로 편성된다. 개회식 당일 정상급 외빈들에게 서울-진부 왕복 KTX가 무정차 운행한다. KTX 무정차 운행은 폭설 등으로 차량 이동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한 측면이 있다. 총 18량이 편성돼 각국 대표단에 1량씩 배정될 수 있다. 정부는 KTX 이외에 모터케이드(자동차 행렬), 항공기 등 서울과 강원도를 오가는 교통편을 입체적으로 준비한다.
정상들의 이동에는 4륜 구동 에쿠스 세단을 포함한 차량이 쓰이고 국별 전담 연락관 및 수행 의전관을 붙여 24시간 수행과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숙박도 최고 의전에 걸맞은 곳들이 선정됐다. 각국 정상이 묵을 숙박 시설로는 서울의 롯데ㆍ힐튼ㆍ하얏트ㆍ신라호텔, 평창의 알펜시아, 강릉의 세인트존스 등이 꼽혔다. 출입국 시 공항도 서울ㆍ인천ㆍ김포ㆍ양양 등 4곳 이상을 이용하도록 조치한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의전은 또 다른 관심사다. 북한의 경우 통일부ㆍ외교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의전 업무가 정해질 예정이다. 북측이 명단을 공개한 뒤에 구체적인 의전 지원 협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지원을 위해 구성한 정부합동지원단이 의전을 전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선수단은 평창 올림픽에 참가할 세계 모든 선수단에게 지급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올림픽 에디션을 받지 못한다. 전자기기를 북한 선수단에게 주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위반으로 해당 기업이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어서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이 책임질 수 없는 문제로 분류된다.
IOC 무선통신분야 공식 파트너인 갤럭시노트8 올림픽 에디션은 평창 올림픽 테마 월 페이퍼와 올림픽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탑재했다. 디자인도 올림픽을 상징하는 색상 등을 반영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때 갤럭시노트3을 줬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때는 갤럭시S7엣지 올림픽 에디션을 선수단 전원에게 선물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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