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천하에 둘도 없는 호전광”이라며 비난했다. 송 장관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북한 정권은 지도에서 지워질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북한의 첫 반응이다. 신문은 북한이 세계적인 핵 강국ㆍ군사강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4일 ‘친미대결광의 무모한 망동’이라는 논평에서 “반공화국 대결악담을 췌친(떠든) 것은 미국의 악랄한 핵전쟁책동에 추종하면서 모처럼 마련된 북남관계개선 분위기를 해치는 무모한 망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위적 핵 무력의 성스러운 사명에 대한 초보적인 인식도 없는 무지한 자”라며 송 장관을 비난했다.
신문은 “우리(북한) 공화국은 세계적인 핵강국ㆍ군사강국”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 무력은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이라고 강변하며 “미제 호전광들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침략전쟁에 나설 경우 미 본토 전역이 초토화되게 될 것이다”라고 위협했다.
또 “미국의 위협 속에서도 조선반도에서 전쟁의 불길이 치솟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우리(북한)에게 강위력한 자위적 핵 억제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핵무기를 “평화보장에 이바지하는 정의의 보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신문은 미군이 괌 기지에 ‘B-2’ ‘B-52’ 전략폭격기를 배치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제는 조선반도에 핵항공모함타격단을 집결시키면서 극도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며 “북남관계개선에 노골적으로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별 없는 대결 망동이 북남 관계개선의 흐름을 망쳐놓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앞서 송영무 장관은 지난달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다자안보회의 ‘제4차 풀러톤 회담’에서 기조연설 직후 북한의 핵무기 활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미국 또는 한국에 사용한다면 북한 정권은 지도에서 아마 지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논평은 노동신문 기자 개인 필명으로 대응 수위가 높지 않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계기로 범세계적인 대화 국면을 앞둔 상황에서 발언의 강도를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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