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ㆍ설)를 앞두고 30억명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귀향ㆍ귀성길에 나선 연인원 규모는 역대 최대로 예상되지만, 각종 교통편에 일상화한 첨단기술로 인해 풍속도는 예년과 확연히 다를 전망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1일 국무원 신문판공실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인용해 다음달 12일까지 중국 전역에서 이동하는 귀향ㆍ귀성객이 29억8,0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00만명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공식연휴 시작 사흘 전인 오는 12일에는 하루 이동 인원만 1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춘제 연휴는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이지만 중국 정부가 귀향ㆍ귀성객의 편의를 돕는 특별수송기간인 춘윈(春運)은 지난 1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40일간이다. 중국 정부는 항공ㆍ열차ㆍ선박 등 모든 부문에서 운송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철도 부분은 여객열차 3,189대를 기본으로 춘제를 전후해 각각 576대와 665대를 추가 운영한다. 항공편도 하루 평균 1만5,000회를 편성해 208만명을 수송할 예정이다. 버스는 84만대, 약 2,100만개의 좌석을 제공하고 여객선은 2만여척, 약 100만개의 좌석이 준비돼 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이 춘제 풍속도를 바꿔 놓았다며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적극 보도하고 있다. 인민일보와 중국신문망 등에 다르면 춘제를 맞아 전국 주요 도시에 자동으로 실명 검증을 하는 검표기가 지난해 571대에서 올해는 1,000대로 대폭 늘었다. 승객들은 안면인식 시스템이 장착된 자동 개찰구를 통과하는 데 5초가 안 걸린다. 기차역에서 장시간 줄을 서야 했던 승객들의 불편이 크게 덜어질 수 있다.
일부 고속철역에는 열차를 갈아탈 때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중국 전역의 기차노선도를 파악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시스템을 설치했고,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예매율이 80%를 넘어서면서 기차역에서 밤을 세워가며 표 구하기 전쟁을 벌이던 모습은 옛날 일이 된 지 오래다. 장거리 승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식당칸 이용이나 도시락 배달을 예약할 수도 있다.
올해는 특히 낙후된 서부지역에서도 고속철 이용이 가능해졌다. 서부의 중심도시인 시안(西安)과 중남부지역 구이양(貴陽) 간 고속철 운행이 대표적이다. 과거 22시간 20분이 걸리던 이동시간이 7시간 40분으로 대폭 단축됐다. 90%가 넘는 예매율은 그간 수요가 컸음을 보여준다.
지난해부터 부쩍 늘어나고 있는 차량공유서비스 이용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適適出行)은 이번 춘제 때 이용객이 2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3,3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량공유서비스 이용 고객이나 자가운전자가 실제 운전할 때 편의를 도모해주는 서비스도 대폭 개선됐다. 가오더(高德)지도ㆍ바이두(百度)맵 등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네비게이션 앱들은 동절기 날씨 상황에 맞는 도로정보와 교통정보를 알고리즘에 적용함으로써 교통 흐름 및 도로 정체 예측 기능까지 갖췄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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