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7개국 이어 프랑스ㆍ영국
이달엔 네덜란드 국왕도 방문
“中외교에 트럼프 불통도 한몫”
올들어 중국이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 증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차이나 머니’와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를 앞세워 유럽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무술년 초반 중국의 외교는 가히 ‘유럽시즌 열풍’이다. 지난달 7일 마리아 로헬라 핀란드 국회의장을 비롯해 스웨덴ㆍ노르웨이ㆍ아이슬란드ㆍ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 등 북유럽과 발트해 연안 7개국 의회 수장들이 중국을 찾아 단체로 고위급 교류를 펼쳤다. 다음날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외국 국가원수로는 새해 처음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지난달 31일에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았고, 7일에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국빈방문이 예정돼 있다.
추이훙젠(崔洪建)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유럽연구부 주임은 2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 지도자들의 방중 러시는 경제협력 확대와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커진 중국과의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럽연합(EU)과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수립한지 15주년이 되는 올해를 대 유럽 외교를 반석 위에 올려 놓으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정확히 부합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제19차 공산당대회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1인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자마자 ‘일대일로’전략에 대한 유럽 국가의 호응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같은 해 11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중ㆍ동부 유럽(CEEC) 16개국과의 정기협의체인 ‘16+1 정상회의’에 참석해 수십억 유로의 돈 보따리를 풀었고, 12월엔 파파디 모리스 유럽의회 부의장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경제ㆍ무역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중국의 대 유럽 외교는 신형 국제관계ㆍ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을 강조한 19차 당대회 정신을 명분으로 삼아 일대일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말부터 시 주석은 국력과 무관하게 중국을 찾은 유럽의 모든 국가 지도자들을 정성껏 영접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나 메이 총리로부터 일대일로에 대한 공식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지만, 천문학적 규모의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서유럽 국가에 대한 공략을 계속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는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는 장기전략이 담겨 있다”며 “유럽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립주의적 행태가 중국 외교의 지평을 넓혀주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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