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와이드 공식 올림픽파트너/사진=조직위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앰부시(Ambush, 매복) 마케팅 경계령’이 떨어졌다. 앰부시 마케팅이란 공식적인 후원이나 협찬 없이 행사에 간접적으로 업체의 상표나 로고를 노출시키는 이른바 무임승차 행위를 말한다. 공식 후원사가 아닌 경우 평창 올림픽 로고나 용어를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상표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게 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0년 동안 올림픽 공식 후원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앰부시 마케팅에 해당하는 사례에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갖가지 규제 대책을 마련해 왔다. IOC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은 의도적으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공식 후원 업체 못지 않은 광고 효과를 누렸다. 이 과정에서 잡음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노이즈 마케팅 효과까지 쏠쏠하게 챙겼다. 이는 올림픽이 지향하는 깨끗하고 공정한 승부 정신과도 어긋나는 ‘반칙 플레이’다. 클린 올림픽을 강조한 만큼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는 앰부시 마케팅이 반드시 지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신업체 KT는 평창 올림픽을 공식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수년 간 준비해온 5G 기술을 최초로 올림픽 중계에 활용하며 KT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려는 계획이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5G 기술의 시연무대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경쟁사 SKT는 공식 후원 대신 평창 홍보대사 김연아(28)를 광고에 내세워 교묘하게 자사의 5G 기술을 평창 올림픽과 엮고 있다. 광고를 보면 김연아가 '5G KOREA' 옷을 입고 동계 올림픽 종목을 직접 체험하는 콘셉트로 마치 SKT가 평창 올림픽과 파트너사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가수 김흥국의 '평창 아리랑', 박기영의 '위 아 더 원'(We are the one), 박현빈의 '평창에서 한 판 붙자' 모두 앰부시 마케팅으로 문제가 됐다. 앨범 재킷이나 홍보 과정에서 올림픽 오륜기와 평창 앰블럼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 화근이다. 평창올림픽 조직위는 올림픽 기간 동안 경기장 내에서 벌어질 앰부시 마케팅도 철저히 경계하고 있다. 계획적으로 특정 브랜드를 연상시키기 위한 관중들의 단체복장과 단체행위 역시 앰부시 마케팅으로 간주한다. 경기장을 방문하는 모든 관중은 올림픽 헌장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출입이 제한되거나 퇴장 조치 당할 수 있다.
평창뿐만 아니라 올림픽과 앰부시 마케팅 사이에 전쟁은 끊이지 않았다. 두드러지게 나타난 사례는 1984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당시 후지필름과 코닥의 대립이었다. 코닥은 ABC방송사와 함께 ‘미국 육상대표팀의 공식 필름업체로서 자부심을 갖는다’는 캠페인을 열며 공식 후원업체 후지필름을 따돌리며 인지도를 더 높이는 데 성공했다. 1994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공식 후원 업체는 비자카드 였으나 경쟁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올 겨울 노르웨이를 방문하신다면 여권만 준비하세요. 비자는 필요 없습니다’라는 광고로 올림픽 공식 로고나 명칭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비자카드를 여행용 비자로 깎아 내리는 광고활동을 하기도 했다. 경희대 스포츠산업 대학원 이정학 교수는 “공식 후원 업체는 거금을 들여 스폰서십 권리를 획득함으로써 비공식 업체보다 경쟁우위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서 비공식 업체가 교묘히 더 큰 이득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해 더욱 강력한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전세기 타고 북에서 남으로, 북한 선수단 강릉선수촌 입촌
[이슈+] 조정석, 몸값 낮춰 연극 '아마데우스'에 출연한 이유
‘황제의 여자’ 린지 본의 마지막 올림픽, 스키 '여제 vs 요정'의 정면충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