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발리볼처럼 2명이 한 팀
비키니•맨발 대신 긴옷에 축구화
북유럽서 동계 스포츠로 인기몰이
김연경 등 월드 스타들 총출동
생소한 종목 대중에 소개하고
양대올림픽 진입 첫 종목 도전장
겨울철 새하얀 눈밭 위에서 즐기는 배구경기인 ‘스노발리볼’이 평창동계올림픽 번외 경기로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배구여제’ 김연경(30ㆍ상하이)과 해외 유명 배구ㆍ비치발리볼 선수들이 직접 스노발리볼을 시연하고 홍보에도 나선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31일(현지시간) “유럽배구연맹(CEV)과 함께 올림픽 기간인 14일 평창 오스트리아하우스(홍보관)에서 스노발리볼 이벤트 경기를 연다”고 밝혔다. 동계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도전에 앞서 아직은 생소한 스노발리볼의 매력을 일반인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아리 그라사 FIVB 회장은 “스노발리볼의 등장으로 배구는 여름과 겨울, 산과 바다에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발돋움했다”며 “이번 행사는 스노발리볼을 소개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FIVB에 따르면 김연경과 배구 및 비치발리볼 종목의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이번 시연회 참석을 확정했다. 김연경의 매니지먼트사 PPAP 관계자는 “때마침 중국 춘절 휴가기간과 겹쳐 초청을 흔쾌히 수락했다”면서 “다만 김연경 선수도 스노발리볼은 처음이라 간단히 체험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브라질에 올림픽 비치발리볼 메달을 3개를 안긴 엠마누엘 레구, 중국 슈에 첸 등 글로벌 스타들이 이 행사를 위해 평창을 찾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발리볼은 이제 막 북유럽을 중심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신생 스포츠다. 유럽지역 스키장 이용객들이 취미 삼아 하던 배구를 정식경기로 발전시킨 스노발리볼은 2011년 오스트리아 배구협회로부터 공식 종목으로 인정 받았다. CEV가 첫 유러피안 투어대회를 열고, FIVB가 스노발리볼 육성 전면에 나선 것도 불과 2년 전 일이다.
경기는 비치발리볼처럼 선수 2명이 한 팀을 이루며 2세트를 먼저 따내야 승리한다. 비치발리볼과 가장 큰 차이점은 복장. 맨발에 수영복 차림으로 경기에 나서는 비치발리볼 선수와 달리, 스노발리볼 선수는 따뜻한 소재의 긴 바지에 반바지까지 겹쳐 입고 축구화를 신는다. 방한과 미끄럼 방지 목적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실제 경기에선 추위와 미끄러운 눈 때문에 선수들이 실수를 연발, 이변이 속출하기도 한다.
FIVB는 스노발리볼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보고 동계올림픽 정식종목 진입을 추진 중이다. 이번 평창올림픽 번외 이벤트를 시작으로 2022년 베이징올림픽 때 시범종목, 2026년 정식종목이 되는 게 FIVB의 목표다. 스노발리볼이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 배구는 동ㆍ하계 양대 올림픽에 진입한 최초의 종목이 된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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