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한다’ 42%$ 한 달 새 10%P↑
여세 몰아 러시아 스캔들 돌파 의지
취임 1주년을 전후로 바닥을 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율이 최대 치적으로 내세운 감세정책 덕분에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숨통을 조여 왔던 ‘러시아 스캔들’에서도 연방수사국(FBI)의 업무처리 정당성에 흠집을 내며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집권 2년 차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트럼프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몬머스대학이 지난달 28~30일 성인 유권자 806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2%였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0%를 기록해 여전히 부정 평가가 앞섰다.
그러나 1개월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해보면 긍정 평가가 확연히 늘고, 부정 평가는 줄었다. 한달 전 32%에 그쳤던 긍정 평가는 10% 포인트 상승했고, 부정 평가는 56%에서 6%포인트 줄었다. 몬머스대학 여론조사팀은 지난해 말 의회를 통과한 감세 위주 세제 개혁법안덕분에 여윳돈을 쥐게 되면서 미국 시민들의 지지율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해당 여론조사에선 감세 법안에 대한 찬반은 각각 44%로 동일했다. 그러나 찬성하는 의견은 지난달 26%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올랐고, 반대하는 비율은 3%포인트 떨어져 감세 정책 효과에 대해 긍정 평가하는 미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세 효과와 일자리 창출 등을 홍보하는 데 열중한 트럼프 대통령 국정연설을 지지한다는 의견도 75%에 달했다. 이는 세제 개혁안이 11월 중간선거에서 득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공화당 인사들의 기대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율 반등의 여세를 몰아 러시아 스캔들 의혹도 확실히 털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기밀 유출 논란에도,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신빙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이른바 ‘누네스 메모’를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메모는 FBI가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외교 고문으로 일했던 카터 페이지에 대한 감시 영장을 신청하면서, 민주당 진영에서 제공한 정보를 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러시아 스캔들’ 자체가 “근거 없는 엉터리 정치 공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입장을 뒷받침하는 반격 카드인 셈이다. 이에 FBI가 공개 성명을 통해 메모 공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크리스토퍼 레이 신임 국장 임명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FBI 사이 갈등이 정면충돌로 비화할 분위기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