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첫 대기업 방문
일각의 反기업 우려 불식
“美 세이프가드 피해 없게 노력”
문재인 대통령은 1일 태양광 셀ㆍ모듈 생산 기업인 한화큐셀을 방문해 “노사가 대타협을 통해서 노동시간을 줄이고 그만큼 더 채용하는 일자리 정책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었다”며 “한화큐셀을 방문하게 된 것은 업어드리고 싶어서다”고 말했다.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정책에 솔선수범한 대기업을 격려하는 한편, 재벌개혁과 관련해 현 정부가 ‘반(反)기업, 친(親)노동’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포석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북 진천 한화큐셀 공장에서 열린 일자리 나누기 선언식에 참석해 “제가 대통령 취임 이후 대기업에 처음 방문한 것 같다”며 “제가 지난번에 기업들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업어드리겠다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오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이렇게 방문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진짜로 업어드릴까요”라며 되묻자, 김승연 한화 회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제1차 일자리위원회 당시 “기업이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업어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화큐셀 노사는 이날 3조 3교대ㆍ주 56시간 근무 체제를 4조 3교대ㆍ주 42시간 근무로 전환함으로써 500명을 신규 채용하고 임금은 90% 이상 보존하는 데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사회적 대타협이고 노사화합”이라며 “신규로 채용하는 500명이 대부분 청년들이기 때문에 청년 일자리 창출이고, 특성화고 등 지역에서 배출된 지역인재 채용의 아주 모범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업들이 이런 노력을 함께 해준다면 노동시간 단축, 좋은 일자리 나누기, 청년 고용절벽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화큐셀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면서도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간 것에 대해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도 했다. 또 “정부가 하는 3020정책, 즉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늘리겠다는 정부 정책에 부합한다”며 “신재생에너지 산업 분야를 혁신성장의 선도사업으로 선정했는데, 한화큐셀은 이런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혁신성장을 이끌어가는 기업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극찬했다.
문 대통령의 아낌 없는 격려에 한화그룹 관계자들은 “그룹이 소명감을 가지고 한 일을 (정부가) 알아주니까 참 기분이 좋다”고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태양광 패널에 대한 미 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와 관련해선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정부가 두 손 놓지 않고 기업에 피해가 없도록, 또는 기업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기업과 함께 협의하면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민관대책협의회를 가동하고 있는데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기업 현황을 보고 받을 때에도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따른 영향을 질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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