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1일 자작극으로 드러난 ‘신생아 구출 여대생’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맹성을 촉구한다”는 이례적 논평을 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이날 “아마도 산모는 마땅한 대책도 없이 뱃속의 아이와 함께 사회에 내던져진 공포가 출산의 고통보다 더 컸을 것이라 짐작한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한 순간의 그릇된 판단으로 아이를 떠나 보내려 했지만, 경찰조사를 마치고 아이를 직접 키우기로 개심했다니 무척 다행”이라고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버려진 신생아를 구출해서 신고한 여대생이 실제로는 아이의 엄마였다는 사실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무심함을 나무랐다. 그는 “아이가 생기게 된 과정은 뒤로 하고라도 온통 ‘아이를 버리려 한 산모’에 시선이 쏠리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며 “제대로 된 의료설비도 없이 아파트 화장실에서 아이의 탯줄을 물어뜯으며 출산한 산모의 고뇌를 눈 여겨 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정부의 정책적 감수성 부족 문제도 꼬집었다. 그는 “함께 임신의 계기를 만든 남성의 존재와, 한 여성이 막막한 앞날에 대한 공포 앞에서 홀로 떨게 한 국가 책임은 별로 언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출산은 결코 한 여성의 책임이 아니다. 아이는 여성의 몸을 통해서 태어나는 것일 뿐”이라며 “출산과 육아의 책임이 남성과 여성에게 동등하게 있다는 인식이 확립되고,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으로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결코 종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대변인은 “산모와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모진 세상 풍파를 잘 견디며 살아가길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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