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 회의 때 '감원가능' 발언 확인
새 경비용역업체 선정 나서
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경비원 94명에게 전원 해고 예고 통지서를 전달했던 압구정 구현대아파트가 결국 지난달 31일부로 이들을 전원 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압구정 구현대아파트 노조 측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경비원들을 해고하고 경비 용역업체 선정에 나섰다. 관리사무소는 이와 함께 지난달 31일 자로 단지 내에 게시한 '경비원 및 관리원 운영 안내' 공고문을 통해 24시간 격일 근무하는 경비 인원을 28명으로 줄이고, 관리원을 신설해 70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관리원은 주차관리·택배대리보관·청소·재활용품 분리·제설 작업 등을 맡게 되며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11시간 30분 일한다.
앞서 경비원들은 입주자대표회의(입대회)의 용역전환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서울중앙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지난달 30일 경비원들이 입대회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할 법률상 자격이 없다고 보고 신청을 각하했다. 입주민들이 입대회를 상대로 낸 효력정지 신청도 법원에 접수돼 있지만, 경비원들이 이미 해고된 만큼 실익이 없어 신청을 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입대회는 지난해 말 경비원들에게 해고 예고 통지서를 전달하면서 '경영상 이유로 내린 결정'이라며 용역업체를 통해 해고된 경비원들의 재고용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회의 때는 입대회장이 1년 뒤 감원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에 따르면 입대회가 법원에 제출한 '제18차 입주자대표회의 회의록'(지난해 12월 21일)에서 입대회장은 "저희가 용역으로 전환한다는 것에 거부반응이 많아서 우리가 100% 고용을 보장한다, 올라간 최저임금 수준도 보장한다"며 "그 많은 인원을 끌고 가야 하는지는 앞으로 1년이 다음에 판단해서 더 줄일 수 있지 않으냐, 여튼 고용보장을 1년은 해줘야 하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일단 여론이나 여러 상황 등을 고려해 1년 고용보장을 하지만 나중에 감원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연합뉴스는 구현대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입주자대표회의의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관리사무소는 "아무런 할 말이 없다. 지금 아무도 인터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응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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