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환경부 장관 초청 간담회
질문에 잘못 답해 진땀 빼기도
“장관님, 지나친 걱정이나 불안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할 때입니다.”
3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시민단체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이하 미대촉)가 김은경 환경부 장관을 초청해 진행한 미세먼지 대책 간담회에서 회원들은 김 장관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발단은 김 장관이 “미세먼지 문제는 100년에 가까운 생산, 소비 방식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면서 “(시민들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고 말한 것에서 비롯됐다.
수원에서 일곱 살 아이를 둔 엄마라고 소개한 한 회원은 “페놀 유출 사건 당시 (김 장관이) 시민운동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동지애를 느꼈는데 예전 정부와 비슷하게 대응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는 개인적 예민함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목청을 높이자 장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서울 역삼동에서 왔다는 회원은 대기오염도를 공개하는 홈페이지인 ‘에어코리아’에 강화되는 미세먼지 기준과 함께 ‘외출 자제’ 등 행동요령을 함께 게재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이 “기준 수치는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하자 회원들은 “질문의 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장관이 “에어코리아에 매일 나가지 말라고 나올 수도 있다. 구체적 행동요령을 고지하는 것은 위해성 근거를 갖고 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 연구가 필요한 것 같다”고 답하자, 회원들은 “위험한 상황임을 국민에게 공지해 주는 것 자체가 왜 문제가 되느냐. 장관의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와의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김 장관은 “미세먼지 대책을 적용한 시범학교를 운영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회원들은 “이미 시범학교를 운영 중이고, 공기청정기보다 공기정화시설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더 이상 추진되는 게 없다”고 지적했으며 김 장관은 “이미 하고 있느냐”며 머쓱해 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도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정책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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