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내달 4일 스웨덴과 평가전 이후 선수촌에 입촌 예정인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사진=연합뉴스
메달이 전부는 아니다. 메달을 못 따도 재미와 감동을 안길 숨은 명경기들이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수놓는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팀은 하나가 된 남북의 힘을 세계에 알릴 준비에 여념이 없고 불모지 스키 종목에서 인간승리에 도전하는 선수들도 존재한다. 이들의 활약은 대회 흥행에 상당한 역할을 하게 된다.
메달 이상의 관심을 끄는 경기의 최대 화두는 남북 단일팀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B조에 배정된 남북 단일팀은 스위스(10일)ㆍ스웨덴(12일)ㆍ일본과 차례로 격돌하는데 이중 2월 14일 관동하키센터에서 벌어질 한일전이 웬만한 금메달을 훌쩍 뛰어넘는 흥행 파워를 과시할 전망이다.
남북이 평창에서 뭉쳐 역사적ㆍ정치적으로 엮인 라이벌 일본과 벌이는 대결 구도여서 의미가 남다르다. 객관적인 전력상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단일팀이 열세라는 측면에서는 감동을 배가할 요소들이 내포돼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남북과 일본 여자 아이스하키는 인프라부터가 비교불가다. 일본의 등록선수가 2,587명에 이르는 데 반해 한국은 319명이 전부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국가대표가 유일한 팀이고 일본은 실업팀만 10개가 넘는다고 전해졌다. 세계 랭킹에서도 각각 22위(한국)와 25위(북한)에 머무는 남북과 달리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딴 일본은 9위에 올라있다.
남자 아이스하키도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지만 기적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세계 랭킹 21위인 남자 대표팀은 조별리그 A조에서 체코(세계 랭킹 6위ㆍ15일), 스위스(7위ㆍ17일), 캐나다(1위ㆍ18일)와 본선 진출을 다툰다.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캐나다 등이 속해있어 전력상으로는 1승이 버겁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의지만큼은 이미 금메달감이다. 대표팀을 이끄는 백지선(51ㆍ영어명 짐 팩) 감독은 “지려고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는 없다”며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평창에서 사상 첫 메달을 목표로 하는 한국 스키 대표팀은 이변과 감동을 꾀한다. 최고 기대주는 스노보드의 이상호(23ㆍ한국체대)다. 이상호는 강원도 정선 출신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스노보드에 입문했고 마땅한 훈련장이 없어 근처 고랭지 배추밭 눈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익혔다고 해서 ‘배추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스노보드 2관왕의 기세를 고향에서 이어갈지 흥밋거리다.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글의 최재우(24ㆍ한국체대)도 기대를 받고 있다. 긴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부활했다. 차를 팔고 친구와 만남도 줄였다는 최재우는 배수진을 쳤다. 밴쿠버와 소치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에 출전하는 서정화(28ㆍGKL)는 한국 여자 모글 사상 최고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나란히 피겨 스케이팅 남녀 싱글에 나서는 차준환(17ㆍ휘문고)과 최다빈(18ㆍ수리고)도 메달 여부에 관계없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피겨 여왕 김연아(28ㆍ올댓스포츠) 이후 올림픽 무대에 선 김연아 키즈의 섬세한 연기에 한반도의 시선이 집중된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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