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어떤 정권도 북한의 잔인한 독재보다 총체적이고 야만적으로 자국 시민을 탄압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추구가 우리의 본토를 곧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원 의사당에서 가진 상·하원 합동 첫 국정연설에서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 압박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최대 압박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점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지난 경험은 우리에게 안주와 양보는 단지 침략과 도발을 불러들일 뿐이라는 것을 가르쳐줬다”면서 “나는 우리를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과거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우리의 동맹에 가할 수 있는 핵 위협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의 타락한 성격만 봐도 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나자마자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탈북자 지성호 씨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북한 정권의 '잔학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 탄압 현실을 비판하고 북핵 문제 해법으로 최대 압박을 재확인했지만, 지난해 유엔 총회 연설 등에서 시사했던 대북 군사 옵션과 관련된 발언은 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한국 방문 당시의 국회 연설과 유사하게 정제된 언어로 북핵 문제를 다룬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 초대된 웜비어의 부모를 가리키며 "당신들이 우리의 세상을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에 대한 강력한 증인들"이라고 했고, 역시 이날 현장에 초대된 지 씨에게는 "그의 이야기가 자유 속에서 살고자 하는 모든 인간 영혼의 열망을 증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경제적 굴복의 시대는 끝났다”며 상당 부분을 경제에 할애하며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금부터는 우리는 무역 관계가 공정하고 호혜적이기를 기대한다"며 "우리는 나쁜 무역협정을 고치고 새로운 협정들을 협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FTA 재협상 및 관세 장벽 등 강공의 통상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또 "우리는 강력한 우리의 무역 규정의 이행을 통해 미국의 노동자들과 미국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우리의 산업을 재건하면서 우리의 무너진 인프라를 재구축할 때”라며 의회에 최소 1조 5,000억 달러를 요청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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