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 결과에 불복한 케냐 야당 지도자 라일라 오딩가가 30일(현지시간) ‘국민의 대통령’을 자처하며 모의 취임식을 가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오딩가는 이날 수도 나이로비의 우후루공원에서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나 라일라 오딩가는 높은 요구에 부응하여 케냐 공화국의 국민 대통령직을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오딩가가 취임선서를 하며 성경책을 들자 지지자들은 함성을 지르고 환호했다.
앞서 오딩가가 이끄는 케냐 야권연합 국민슈퍼동맹(NASA)은 전날 밤 성명을 내고 “우리는 헌법과 법을 완전히 준수하면서 평화적인 행사를 개최하려고 한다.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의 임무를 달성할 것임을 정부가 알았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케냐에서는 지난해 8월 대선이 치러졌으나 대법원이 불공정했다며 재선거를 명령해 10월 재선거가 진행됐다. 하지만 오딩가가 재선거 역시 공정하게 치러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출마를 거부, 선거를 보이콧하면서 우후루 케냐다 현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됐다. 오딩가 측은 이후 대선 결과를 “사기”라고 비판하며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케냐 정부는 오딩가의 취임식을 국가에 대한 반역이라고 비난했다. 케냐 정부는 이날 오딩가의 대통령 취임식 TV 생중계를 막기 위해 방송사 3곳을 임시 폐쇄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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