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콘서트에서 지방선거 차출설 일축
“문 대통령 퇴임 후 비서관 찜 했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30일 “2월 설까지 한국에 있으면서 출판사가 부탁하는 일련의 의무방어전이 끝나면 다시 외국의 대학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며 “당분간 대통령님과 계속 떨어져 있고 싶고 청와대 권력과도 거리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저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 출판에 앞서 여러 인터뷰를 통해 밝힌 6월 지방선거 불출마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 전 비서관은 이날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 “책 하나 냈다고 앞으로 출마를 할 일도 없고 정치를 할 일도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은 책(자서전 ‘운명’)을 내고 어쩔 수 없이 정치의 길로 들어섰지만, 저는 감히 그에 견줄 사람도 아니고 그런 프로세스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책을 내고 국민들의 부름과 요청에 맞춰서 (정치로의) 문을 열고 나갔고, 그 세상에서 또 다른 문으로 나가 목표를 이뤘다”며 “저는 그 문을 열 생각도 없고 그 문을 열고자 하는 분들에게 겸손하게 ‘노크’를 한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글 쓰기와 같이 정치나 행정 같은 것이 아니어도 다른 것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새로운 노력을 해 나가는 것을 남은 보람으로 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으로 꼽히지만,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 “내게 잊혀질 권리를 달라”고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대통령 곁을 떠나 해외에서 지내왔다.
양 전 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동료들을 격려해달라는 독자의 요청에 “청와대에 계신 분들이 국민을 보고 멀리 보고 가야 한다”며 “지지율이 높을 경우에는 지지율에 가려서 봐야 할 것을 놓치는 경우도 있고 분위기가 느슨해 질 수 있는 측면으로 작동한다”고 했다. 이어 “지지율이 낮아지면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지는 걸로 보고 야당의 정치 프레임도 그렇게 작동한다”면서도 “우리 국민들이 지난 10년 동안 너무 많은 일을 겪고 국민 스스로 이 정부를 만들어내셨기 때문에, (참모들도)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신념 있게 뚜벅뚜벅 걸어갔으면 싶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양비(양정철 비서관의 줄임말)’라는 호칭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저는 앞으로 다른 직업을 선택할 생각은 없다. 공직 생각도 없고 출마 생각도 없고 학교 갈 생각도 없다”며 “양비라는 호칭을 명예롭게 생각하고 좋아하는 이유는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저를 청와대 비서관으로 임명하셔서 그 때부터 준말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이나 권양숙 여사, 문 대통령이나 김정숙 여사가 ‘양비, 양비’라고 했고. 노 전 대통령께서 비서관직을 면직하지 않고 떠나서 저는 그냥 평생 ‘양비’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초대손님으로 등장한 방송인 김미화씨가 ‘당신의 직업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남은 4년은 방랑자, (문 대통령) 퇴임 후에는 전직 대통령의 비서관을 찜 했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 없는 의리와 애정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는 지난 대선에서 양 전 비서관과 문 대통령을 함께 보좌했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깜짝 등장해 양 전 비서관과 해후했다. 임 실장은 양 전 비서관에게 낙관주의와 건강을 챙길 것을 당부했다. 이밖에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민병두 김병기 의원이 참석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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