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북∙충남 등서 전입자
2016년 61.7→작년 69.2%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설계된 세종이 대전ㆍ충남ㆍ충북 등 인근 지방자치단체 인구를 빨아들이는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낸 ‘2017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으로 주소를 옮긴 순이동자(전입자에서 전출자를 뺀 순수 이동인구 증가분)는 3만4,690명이다. 이 중 대전에서 전출한 사람이 1만7,836명으로 51.4%를 차지했다. 이어 전출지가 충북인 사람이 3,455명(10.0%), 경기가 3,251명(9.4%), 충남이 2,706명(7.8%)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 전출한 순이동자는 2,618명(7.5%)에 그쳤다.
대전ㆍ충북ㆍ충남 등 충청권 지자체를 합치면 그 비율이 69.2%에 달한다. 세종 신규 전입자 열 중 일곱은 충청권에서 왔다는 얘기다.
충청권 인구가 세종으로 주소를 옮기는 현상은 2016년보다 더 심해졌다. 2016년 세종으로 이사 간 순이동자 2만9,816명 중 충청권에서 전출 간 사람은 61.7%였지만, 지난해 70%에 육박했다. 특히 대전에서 세종으로 간 사람의 비율이 43.5%에서 51.4%로 크게 늘었다. 반면 세종 전입자 중 수도권(서울ㆍ경기ㆍ인천) 출신은 2016년 24.2%에서 지난해 18.7%로 크게 줄었다.
수도권 인구 분산 및 국토균형발전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세종이 충청권 인구의 ‘블랙홀’이 되는 이유는 주택ㆍ녹지공간 등 관련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서울과 1ㆍ2위를 다툴 정도로 부동산 열기가 높고 ▦아파트가 신축임에도 전세가가 주변 지역에 비해 싸다는 점(지난해 말 세종 평균 전세가 1억4,132만원, 대전 1억6,482만원)도 원인으로 꼽힌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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