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평창동계올림픽 사전 점검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북한 선발대가 방송국에서 우연히 ‘걸그룹’ 공연을 보고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용복 체육성 부국장이 이끄는 북한 선발대는 지난 27일 오후 태권도 시범단 공연이 열릴 예정인 서울 마포구 MBC 상암홀을 찾아 공연장 상태, 좌석 수, 음향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MBC에 따르면 선발대 방문 당시 무대에서는 걸그룹 ‘오마이걸’의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눈길을 끈 건 선발대 단원들의 태도였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는 “북한 인사들이 (걸그룹 공연을 보고) 허공 또는 바닥을 쳐다 보거나, 제자리에서 뱅뱅 도는 등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본의 아니게 북한 실정법을 위반했기 때문이었다.
북한에서 한국 음악ㆍ영상 등은 자본주의 사상이 깃든 불순출판물로 분류돼 시청, 청취는 물론 언급 자체가 금지돼 있다. 국무조정실 산하 통일연구원은 2015년 탈북자들 증언을 토대로 한 보고서 ‘북한인권백서’를 통해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나 영상을 봤다는 이유로 총살을 당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선발대는 이날 MBC 상암홀을 둘러본 뒤 흡족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단장이 이끄는 북한 선발대는 같은 날 오후 버스를 타고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돌아갔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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