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 올림픽 남북 공동 입장이 확정되었다. 이와 관련해 남과 북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하였는데, 여기서 북측이 사용한 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측이 사용한 말 중 우리에게는 생소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별로 훈훈하다’, ‘날씨가 잔풍’ 같은 것이 그러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별로’가 부정적인 문맥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이 문장은 어색하게 느껴진다. ‘잔풍’은 사전에 있는 말이기는 하나 ‘날씨가 잔풍’이라고는 사용하지 않는다.
비록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이와 같이 서로 달라진 언어는 이후 통일이 되었을 때 사회통합을 방해하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국립국어원에서 진행한 ‘남북 언어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북한이탈주민 10명 중 7명은 북한 말씨 때문에 구직이나 이웃 간 교류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그만큼 언어는 사회 통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이를 위해 국어원에서는 남북 언어와 관련된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고, 2015년부터는 남북의 전문용어를 비교하고 차이점을 분석하여 통합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문용어는 교과서를 집필하는 데 기초가 되는 말이기에, 통일 후 교육을 위해 전문용어를 통일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수학 및 자연과학 기초 전문용어는 73%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고 국어 교과 전문용어는 58%만이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합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으나 실제로 북한 전문가가 함께하지 않기에 한계가 있다. 앞으로 교류가 더 활발해져 양측 학자가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운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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