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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아웃] ‘1987’ 이한열 열사는 왜 강동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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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아웃] ‘1987’ 이한열 열사는 왜 강동원이었을까

입력
2018.01.3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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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영화 ‘1987’(12월 27일 개봉)이 관객 수 700만 명을 돌파했다. 경쟁작이자 천만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에 비해 더딘 흥행 속도를 보였으나 관람객들의 꾸준한 호평 속 장기 흥행을 이어갔다. 출연 배우들 모두 “영화에 담긴 깊은 뜻을 기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뭉친 영화이기에 의미가 깊다. 특히 故이한열 열사를 연기한 강동원은 특별출연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 주연 못지 않은 존재감을 자랑했다.

강동원은 ‘1987’에서 이한열 열사 역을 맡아 평범한 대학생 연희(김태리)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 ‘1987’ 출연 전 강동원은 ‘외증조부 친일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강동원은 일각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진정성 있는 연기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또 이한열 열사의 묘소와 모친의 댁을 찾았고 촬영이 끝난 후에도 다시 한 번 방문하는 등 진심을 보였다.

메가폰을 잡은 장준환 감독은 강동원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1987’에 가장 먼저 힘을 실어준 배우”라며 “이한열 열사 역을 맡기에 적합한 배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실 장준환 감독을 비롯해 ‘1987’ 측은 개봉 전까지만 해도 강동원이 이한열 열사 역을 맡았다는 것을 공공연한 비밀로 해왔다. 영화의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서였지만 개봉과 동시에 강동원의 이한열 열사 캐스팅이 관객들 사이에서 퍼지며 화제가 됐다.

장 감독은 “사실 시나리오에서도 배역 이름이 ‘잘생긴 남학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속 신문기사를 통해서 잘생긴 남학생이 누군지 밝혀지는 구조였다”며 “당시 이한열 열사가 굉장히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듣기로도 노래도 잘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인기가 많으셨다고 하더라. 그런 맥락에서 강동원이 이 역에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한열 열사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 강동원은 ‘1987’ 무대인사나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를 관람할 당시 무대 인사에 참석해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내가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많은 빚을 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빚을 조금이라도 갚자는 심정으로 참여했다. 아직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눈물의 소감을 덧붙이기도 했다.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1987’에 참여하게 된 강동원이지만 극 중 김태리와 풋풋한 청춘 남녀 호흡을 통해 긴장감을 덜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장 감독은 “박종철 열사로 시작해 이한열 열사로 끝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연희의 매개체로 이한열 열사를 등장시키자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특히 영화 속 강동원이 우산을 들고 있는 장면은 흡사 ‘늑대의 유혹’ 속 명장면을 연상시켜 시선을 끌었다. 장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서는 “‘늑대의 유혹’은 생각도 못했다”며 “이한열 열사의 따뜻한 측면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osen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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