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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논란 신학철 화백 ‘모내기’,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입력
2018.01.29 21: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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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의 ‘모내기’(1987). 가로 세로 가운데 접힌 자국처럼 보이는 훼손 흔적이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신학철의 ‘모내기’(1987). 가로 세로 가운데 접힌 자국처럼 보이는 훼손 흔적이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6일 민중미술가 신학철 화백의 ‘모내기’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위탁 받아 국립현대미술관에 보관했다고 29일 밝혔다. 문체부는 “그 동안 검찰창고에 보관되면서 일부 훼손된 부분을 점검하고, 추가적인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이날 오전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 원저작자인 신학철 화백과 훼손 부분을 논의했다. 향후 보존ㆍ관리 방안을 두고 관련 전문가들과 추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가로 세로 가운데 부분에 접힌 자국 같은 게 보인다. 아마도 압수물 창고에 접어 보관하는 과정에서 훼손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 화백이 의견을 내면 향후 국립현대미술관 전문가가 보존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모내기’는 한국 민중미술의 대표작 중 하나다. 신 화백은 1987년 제2회 민족미술협의회 통일전에 이 작품을 출품했다. 1989년 서울시경 대공과는 신 화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했다. 그는 1,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은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신 화백은 징역 10월의 선고유예형과 그림 몰수 판결을 받았다. ‘모내기’ 그림의 소유권은 국가에 귀속됐고, 2001년 3월 서울중앙지검은 그림을 ‘사회적 이목을 끈 중대한 사건의 증거물’로 판단해 영구보존하기로 결정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2월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법무부는 검찰에 관련 규정에 따라 ‘모내기’ 그림을 국립현대미술관에 위탁ㆍ보관하는 등 처분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간 미술계와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는 ‘모내기’를 작가에게 반환할 것을 권고했지만 법무부 측은 현행법상 사법부의 최종 판결로 몰수된 물품을 당사자에게 반환할 방법이 없다고 답해왔다. 신 화백은 “작품 반환 요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체부에선 “국립현대미술관에 위탁 보관되더라도 여러 논란이 예상되는 만큼, 현재로선 일반에 전시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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