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상담사 추가 투입키로
“밤마다 가슴이 서늘해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깹니다.”
“사고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심장이 뜁니다.”
“아직도 ‘살려달라’는 부인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다”는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숨진 간호조무사 김라희(37)씨의 남편 이모(37)씨처럼 곳곳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STD·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실제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밀양문화체육회관에서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심리회복 상담소에는 8명의 심리상담사가 26일 화재 당일부터 나흘간 56명명의 유가족들을 맞았다. 적십자와 별도로 재산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밀양시는 상담요청이 급증하자 이날부터 상담사를 15명에서 30명으로 늘려 밀착 상담을 통해 유가족들의 정신적 충격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상담소에는 유가족부터 지인, 친척, 밀양시민까지 다양한 계층이 찾아 사고 이후 발생한 불면ㆍ불안ㆍ무기력증 등을 호소하며 상담을 요청해오고 있다. 이들에게는 심리적 응급처치 등 상담이 제공되며, 필요 시 병원연결을 통한 심층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분향소 운영이 끝나면, 개별 방문으로 상담을 계속하기로 했다.앞서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화재 참사 역시 시가 운영하는 심리안정지원팀에 접수된 심리 치료ㆍ상담 건수가 지금까지 600건을 넘어서는 등 화재 이후 정신적인 피해가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밀양은 아직 희생자들의 발인과 장례를 마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면 만큼 발인이 끝난 이후 트라우마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김소영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상담사는 “상담소 앞에서 들어오지 못한 채 눈치만 보고 계신 분들도 많아 안타깝다”며 “당장 피해가 나타나는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화재로 인한 정신적 피해도 큰 문제인 만큼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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