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서울대어린이병원 교수, 국제학술지 ‘신경외과학’ 발표
이유없이 머릿속 혈관이 막히는 모야모야병이 미토콘드리아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이유 없이 머릿속 동맥 끝 부분인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 부분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관 이상이 나타나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난다'는 뜻을 가진 일본말 의태어에서 병명을 삼았다.
10세 이하 어린이에게 많이 나타난다. 국내에선 연간 100명 정도 환자가 생긴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고, 치료약도 없다. 조기에 수술 받으면 80% 이상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뇌졸중(뇌경색ㆍ뇌출혈)으로 악화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원을 생성하는 세포 안의 소(小)기관이다.
김승기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팀은 모야모야병 어린이 환자와 정상인 각각 5명의 말초혈액을 채취해 혈관내피 전구세포(아직 활성화하지 않았지만 자극을 주면 바로 활성화하는 세포)를 분리 배양한 뒤 미토콘드리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모야모야병 어린이 환자의 미토콘드리아 모양은 비정상적이었고, 산소 소비 기능도 떨어져 활성산소 발생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팀은 항산화 물질을 투여했고 미토콘드리아 형태가 정상화됐다. 산소 소비도 증가해 혈관 생성능력도 높아져 세포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모야모야병 발병 원인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이라며 “모야모야병에서 활성산소와 이에 대응하는 항산화 물질의 역할이 중요함을 밝혀 모야모야병 치료제 개발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신경외과 학회지인 '신경외과학(Journal of Neurosurgery)' 온라인판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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